이용진 맥킨지코리아 시니어파트너는 29일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중화학공업 기반의 첫 번째 ‘S-커브’, 첨단 제조업 기반 두 번째 S-커브에 이어 세 번째 S-커브를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 구도와 한국 기업의 S-커브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면서다.
이용진 맥킨지 시니어파트너 ‘세 번째 S-커브’ 전략
그는 한국 경제가 1965~1985년과 1985~2005년 두 차례의 S-커브를 겪은 이후 정체 중이라고 진단했다. S-커브란 성장을 시작하면서 가파르게 올라갔다가 다시 정체되는 순간을 겪는 곡선의 모양을 말한다. 이 파트너는 “최근 20년간 한국의 대표 수출 제품은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등으로 큰 변화가 없다”며 “계속 같은 산업으로 먹고사는 나라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파트너는 “미·중 갈등 속에서 다음 먹거리를 찾는 게 더 중요해졌다”며 “한국은 예정된 인구 감소와 고령화, 낮은 투자 매력도, 중소기업의 열악한 생산성 등 다양한 도전 요인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맥킨지는 10년 전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를 ‘서서히 가열되는 냄비 속 개구리’로 비유했는데, 이제는 그 개구리를 꺼내야 할 시점이 됐다. 이 파트너는 개편과 전환, 구축을 세 가지 축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일본에는 20년 전 정유회사가 17개 있었지만 구조조정을 통해 지금은 세 곳만 남았다”며 “우리나라도 수요 감소 등 대형 리스크를 보유한 석유화학 산업을 과감하게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고부가 가치 서비스업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서비스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지만, 자율주행처럼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업이 많다”며 “가령 우리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을 제조하고 있지만 서비스인 설계 기술은 없다”고 말했다.
이 파트너는 “외국인 전문인력 등 핵심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국가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일본의 경우 지난 10년간 외국인 전문인력을 4배 늘렸지만, 우리는 여전히 5만 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의 반도체·배터리처럼 초격차 산업을 2개 이상 새로 배출하고, 글로벌 선도 수준 클러스터도 3개 이상 창출해야 한다”며 “세 번째 S-커브를 찾는다면 2040년 한국은 인당 국내총생산(GDP) 7만 달러 달성으로 세계 7대 경제 대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