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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밀착에도 "한·중 관계 나빠지지는 않을 것" [중앙포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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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8월 역사상 최초의 한ㆍ미ㆍ일 단독 정상회의가 열린 미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는 그 자체로 3국 협력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대통령실은 당시 "3국 협력의 역사가 캠프 데이비드 회의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이 미국, 일본과 함께 세상의 맨 앞에서 이끄는 위치에 섰다"고 자평하는 '포스트 캠프 데이비드' 시대에 한국이 받아든 가장 큰 숙제로는 중국과의 관계 관리가 꼽힌다. 이는 한국이 미국, 일본과 가까워질수록 중국과는 멀어지며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냉전 구도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막연한 불안감과도 맞닿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ㆍ미ㆍ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ㆍ미ㆍ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

한ㆍ중 관계 낙관 전망 우세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상당 부분 '기우'(杞憂)로 봤다. 중앙일보가 오는 29일 열리는 ‘2023 중앙포럼-미·중 패권경쟁 시대 : 한국 경제의 활로는’을 앞두고 국제관계·경제·산업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다.

전문가 열 명 중 여덟 명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뒤에도 한ㆍ중 관계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ㆍ미 및 한ㆍ미ㆍ일 협력과 한ㆍ중 관계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양립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 27명(미응답 3명 제외) 중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후 한ㆍ중 관계가 나빠질 것"으로 본 경우는 4명뿐이었다. 7명은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고 16명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 현 수준 유지 내지는 관계 개선을 점친 비율이 85.2%에 이르렀다.

긍정적 전망을 한 전문가들이 꼽은 주된 이유는 ▶한ㆍ중 관계 악화는 양국 모두의 부담이고 ▶캠프 데이비드가 아니더라도 중국과 일정 부분 갈등은 불가피하며 ▶애초에 3국 협력 자체가 중국을 배제하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 등으로 요약됐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한ㆍ일 등지기엔 부담

우선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면서 '시진핑(習近平) 3기 체제'의 불안정성이 커졌다. 중국 입장에선 미국의 견제와 내부 불안이라는 안팎의 위기가 도사리는 가운데 이웃인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적으로 돌리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실제 중국은 캠프 데이비드 회의 직후 "중국을 먹칠했다"며 불쾌감을 표하면서도 구체적 조치에는 나서는 기미는 없다.

섣부르게 한국이나 일본에 압박을 가했다가는 오히려 한ㆍ미ㆍ일이 더욱 밀착하는 결과만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할 수 있다. 연원호 대외경제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한ㆍ미ㆍ일 양자 및 3자 협력 강화로 인해 중국의 초조함이 커졌다"며 "윤석열 정부가 일관성 있게 '상호 존중 원칙'을 강조한 것도 중국이 한국의 외교 기조를 이해하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동시에 한ㆍ미ㆍ일 협력이 자칫 미ㆍ중 경쟁의 한 축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한국이 주도적으로 3각 협력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연세대 교수)은 "전쟁, 자국 우선주의, 보호주의, 포퓰리즘으로 국제 사회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한ㆍ미ㆍ일 삼각 협력을 국제 질서를 재건하고 모범적인 새 질서를 제시하는 다면적 협력의 틀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와 무관하게 중국이 꾸준히 미국의 패권 전복을 시도하는 이상 한ㆍ중 간 갈등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도 자국의 공세적인 행위로 인해 한ㆍ미ㆍ일 군사 협력이 추동됐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중국은 연근해 방어와 영토 주권 수호를 최우선에 두고, 주변 지역(한국과 일본)의 반응을 '지불해야 할 대가'의 일부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ㆍ미ㆍ일 협력을) '대탐소실'(大貪小失)의 입장으로 관망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대만 위기, 북핵과 연동 우려

실제 미·중 간 군사력 충돌의 잠재적 전장인 대만해협 문제만 하더라도 향후 한·미·일의 조율된 대응은 피할 수 없는 선택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북핵을 머리 위에 이고 있는 한국 입장에선 대만 위기와 북핵 위기가 동시에 불거질 시나리오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중시하며 무력 충돌을 경계하는 이유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전날인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발사 장면을 바라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전날인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발사 장면을 바라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뉴스1.

백승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만 위기가 고조될 경우 북한이 한반도에서 국지적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한국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포위 혹은 점령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분명한 입장과 태도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팽창에 대항할 새로운 아시아 다자주의의 틀을 형성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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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다수의 전문가는 대만 해협에서 실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의 역할은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고 한반도의 안정을 꾀하는 데 한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왕휘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개방형 통상국가인 한국이 강대국 경쟁의 전장(戰場)으로 전락할 경우 대규모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만 유사시를 상정한 한국의 관여 수위와 방식에 대해선 전문가마다 다양하게 의견이 갈려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난제임을 방증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중앙포럼 자문단 30인 명단 (가나다순)

▶김용준 성균관대 한중디지털연구소장(성균관대 교수)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재철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 ▶김주호 KAIST 전산학과 교수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대림대 교수)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고려대 교수)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장(한양대 교수)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부회장 ▶배경훈 LG AI연구원장 ▶백승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서진교 GS&J 인스티튜트 원장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연세대 교수) ▶송승헌 맥킨지코리아 대표  ▶신윤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승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정구연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인교 전략물자관리원장(인하대 교수) ▶조재필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 ▶주재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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