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필요'보다 '기분'으로 소비...감정으로 읽는 자본주의사용설명서[BOOK]

중앙일보

입력

책표지

책표지

감정경제학
조원경 지음

페이지2북스

샤넬 가방을 사기 위해 백화점 앞에서 밤을 새운다. 매년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이런 오픈런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격이 비쌀수록 더 사고 싶다. 이른바 ‘명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곧 매진된다는 방송이 들리면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구매하기도 한다. 평소 멋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의 사소한 취향을 따라 소비를 하기도 한다.

우리는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스스로 구매를 결정했다고 여기지만, 자기도 모르게 소비를 하는 예도 많다. 분위기로 마시는 커피 한 잔, '예쁜 쓰레기'임을 알지만 눈길 끄는 캐릭터 상품 등 우리는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보다 ‘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 소비를 한다. 물건이 아니라 기분을 소비하는 시대, 주류 경제학의 전제인 ‘합리적인 인간’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저자는 이런 모습을 '감정'으로 설명한다. 우리의 일상과 감정, 경제가 교차하는 지점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소개팅을 하는 것, 출퇴근길 유튜브 쇼츠를 보는 것에도 경제가 숨어 있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경제 현상을 바탕으로 저자는 밀당의 고수, 자본주의 휘둘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준다. 감정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속살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