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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교수'는 없다…자연과학 1위 KAIST, 공학 1위 포스텍 [2023 대학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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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찬혁 KAIST 생명과학과 교수가 지난달 25일 대전 KAIST 본원 학과 연구실에서 제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김찬혁 KAIST 생명과학과 교수가 지난달 25일 대전 KAIST 본원 학과 연구실에서 제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김찬혁 KA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지난해 한 신약개발사에 수십억원 규모의 ‘알츠하이머 면역 치료제’ 기술을 넘겨줬다.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자체를 공격하는 기존 의약품과 달리 환자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치료제다. 연구 결과, 뇌내 염증반응을 일으킬 확률이 낮고 치료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치료에 대해 연구하던 김 교수가 알츠하이머병까지 연구를 확장할 수 있었던 건 퇴행성 뇌 질환을 연구하던 정원석 KAIST 생명과학과 교수를 만나면서다. 김 교수는 “교수 간 연구 소통이 활발하고 교원 창업을 북돋는 문화가 KAIST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자연과학·공학 계열

KAIST는 교수들의 협업 연구가 기술 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내에 전담 변리사를 두고 시장 분석부터 기술 가치 평가까지 지원한다. 이 대학은 기술 이전으로 지난해 69억원의 수익을 얻었다(기술이전 건당 수입액 2위). 전효리 KAIST 경영전략팀장은 “기초과학은 장비 싸움이고 응용과학은 인력 싸움이라 특성에 맞춰 교수 연구실마다 연간 수억 원씩 투자한다”며 “연구 성과가 제품화로 이어지도록 교원 창업도 장려한다”고 했다.

공학계열 1위 포스텍…산학협력 수익 593억원

올해 자연과학 계열평가는 40개 대학, 공학 계열평가는 48개 대학을 대상으로 했다. 계열평가는 각 계열을 보유한 대학을 대상으로 하지만 학생 규모가 지나치게 작은 대학은 제외한다. 자연과학 계열평가에서는 KAIST가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성균관대, 서울대와 포스텍이 공동 3위에 올랐다. 공학계열에선 포스텍이 지난해에 이어 1위였고 2위 KAIST, 3위 한양대(서울) 순이다.

포스텍은 교수뿐 아니라 학문·학과 경계까지 허물어 융·복합 연구를 장려하는 학내 문화를 자랑한다. 포스텍은 전임교원 전원이 2개 이상의 학과에 소속되는 JA(Joint Appointment) 제도가 활성화돼 있다. 전자전기공학과 교수가 화학과에도 소속돼 두 학과 간의 교육·연구 협력을 촉진하는 식이다. 산업 구조 변화와 지역 산업 수요에 유연하게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포스텍은 산학협력 중점교원을 향후 5년간 전임교원의 20% 이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들은 산학협력을 통한 교육, 연구를 중점적으로 담당하는 교원이다. 포스텍은 산학협력을 통해 593억원의 수익을 거뒀다(교수 1인당 산학협력 수익 1위). 예를 들어 최수석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어둠 속에서도 질 높은 이미지를 재현하는 센서를 만드는 작업을 기업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영남대, 국제논문 수 최다

영남대는 기계·화학·전기 등 공학계열 논문의 양과 질이 모두 최상위권이다. 지난해 영남대 공학계열의 교수 1인당 국제논문 수는 평가 대상 중 가장 많았다. 논문당 피인용 수도 3위다. 이한구 산학연구진흥팀장은 “2020년부터 교수평가에 최상위급 학술지 논문 게재 수 등 질적 평가 요소를 도입하면서 연구의 질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유지취업률 1위’ 항공대, 졸업전 전문자격증 취득

GIST는 공학계열에서 교육 여건이 가장 우수한 대학이다. 학생 한 명이 내는 등록금은 평균 210만원 수준인데 학교에서 약 550만원의 장학금을 받아 학생 한 명당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이 270%에 달했다. 공학계열 대학원생에게 지급되는 장학금도 1인당 910만원으로, 공학계열 평가 대학 중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이 가장 높다.

한국항공대 대학일자리센터에서 학생들이 취업 컨설턴트와 진로, 취업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한국항공대

한국항공대 대학일자리센터에서 학생들이 취업 컨설턴트와 진로, 취업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한국항공대

이공계 학생 진로를 적극 지원한 대학도 있다. 한국항공대는 자연과학계열 평가 대학 중 취업 이후 1년간 취업 상태를 유지하는 유지취업률이 1위다. 항공운항학과와 항공교통물류학부를 졸업한 학생들이 국내 대형 항공사와 공사, 국토교통부 등 항공우주산업 분야의 질 좋은 일자리로 취직한다. 이재욱 대학일자리센터장은 “졸업 전 실무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항공무선통신사, 관제사 등 전문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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