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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난상토론 프로그램 MBC '에너지' 진행 맡은 박경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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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사진=김성룡 기자]


'수다의 여왕'박경림(28.사진)이 '수다'를 무기로 시청률 '대전(大戰)'에 뛰어들었다. 1997년 11월 라디오 방송에서 5분짜리 코너 진행자로 데뷔, 올해 방송생활 10년째인 그가 맡은 프로그램은 MBC-TV의 '에너지'. '술 취해 저지른 하룻밤 실수, 책임져야 하나''바람 나서 떠난 애인(배우자), 받아줄 수 있다?'와 같은, 조금은 예민한 주제를 두고 연예인 게스트들이 찬반 토론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박경림은 특정 주제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한 팀의 토론팀장을 맡았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목요일 밤 11시대는 KBS-2TV의 '해피투게더-프렌즈'와 SBS의 '헤이 헤이 헤이-시즌2'가 방송되고 있어 일전이 불가피한 셈. 데뷔 초부터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가 되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던 그가 '토크 버라이어티 쇼'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나서서 밝히는 '수다에 관한 이야기'속으로.

'네모 공주'. 그의 각진 얼굴을 두고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보물창고'라고 했다. 보물창고?

"제 얼굴도, 목소리도 특이하니 누구든 놀리기 좋잖아요.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고 즐거워할 만한 것이 제겐 많다고 생각해요. 좋은 진행자란 유재석 오빠가 얘기한 것처럼 '상대가 나를 통해 빛이 날 수 있도록 기꺼이 나를 희생할 수 있는 사람'아닐까요."

그렇게 상대를 편하게 만들어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보석 같은 재능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에너지'외에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중 '경제야 놀자'라는 코너와 MBC 라디오의 '심심타파'에서도 진행을 맡고 있다.

23일 밤 방송된 '에너지'에서는 '바람나서 떠난 애인(배우자), 받아줄 수 있다?'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날 찬성팀 패널로 출연한 가수 서지영이 "바람난 애인이 (내가 더 좋아서) 돌아오면 당연히 받아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박경림이 손을 내저어가며 "제발 그 비법 좀 알려달라"고 너스레를 떨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방송 진행을 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저마다 정말 다른 생각을 하고 산다는 걸 알게 된다"는 그는 "결국 토론도 수다여야 한다"고 말한다.

"수다를 떨다 보면 하는 사람, 듣는 사람이 모두 즐거워지잖아요. 연예인 신변잡기보다는 조금 진지한 얘기를 재미있게 풀어냄으로써 방송에 나오신 분이나 방송을 보시는 분 모두 스트레스는 풀리고 에너지는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 영어 전도사 이어 인터넷 쇼핑몰 대표도

미국 뉴욕 필름 아카데미에서 연기를 공부하고 지난해 2월 돌아온 그는 "연기는 또 다른 수다"라고 말한다. "나와 완전히 다른 사람의 역할을 연기하면서 대화의 화법도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는 얘기다.

뉴욕 생활에서 터득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다음달 1일 개강하는 대기업 사원 교육용 인터넷 영어 강사로도 나선다. 온라인 교육 서비스 업체인 크레듀에서 '박경림의 Let's go English'를 맡아 일상회화를 직접 연기했다.

10월엔 인터넷 의류 쇼핑몰도 열었다. '박경림의 뉴욕 스토리'라는 브랜드를 내건 그는 5만원 이하의 저가 여성 의류를 인터넷을 통해 팔기 시작했다.

"평소 코디가 골라주는 옷만 입다가 유학 생활을 시작하니 옷도 직접 골라야 하잖아요. 고심해 고른 옷이 팔은 가늘어 보이는데 배가 나와 보이거나, 배는 잘 감춰주는데 팔뚝이 두꺼워 보이면 어찌나 화가 나던지. 저처럼 '보통 몸매의 보통 여자들'이 원하는 옷을 만들고 싶었죠."

그는 또래의 디자이너 5명과 '입으로(그림에는 소질이 없단다)'디자인도 함께 그린다. "디자이너들이 샘플을 만들면 제가 직접 입어보고 저 같은 여성 소비자들이 느낄 만한 불만 사항을 얘기해 정식으로 만들게 된다"고 소개했다.

#"지금은 경제 공부 중"

그는 지금 대학원생이다. 올해 9월 숭실대 대학원 프라이빗 뱅킹 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방송 프로그램(경제야 놀자)에 도움이 될까 싶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경제나 금융 시스템을 모르고서는 세상 살기 어렵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털어놓았다.

"연예인으로 생활한 지 10년이 됐지만 돈 모아서 빚 갚고 유학 가서 돈 쓰고 하다 보니 지난해에야 빚을 다 갚고 드디어 올해 집 한 칸 마련했어요. 물론 주택담보대출도 받았고요. 나중에 결혼해 애기 낳으면 MMF부터 들어줄 거예요. 호호."

그는 "제 이름을 건 토크쇼 진행자가 된다면 지금 배우고 있는 경제.금융 지식을 활용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프라 윈프리 쇼'는 연예인도, 보통 사람도 모두가 주인공이 되거든요. 연예인이긴 하지만 생김새도, 생활도, 보통 사람인 제가 그런 생활밀착 토크 쇼의 사회자론 딱!…이었으면 좋겠어요."

글=강승민 기자<quoique@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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