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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 Review] 러·우크라와 다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찻잔 속 태풍’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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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이달 들어 2400대를 맴돌던 코스피는 11일 2450.08포인트로 전일 대비 1.98% 상승 마감했다. 이·팔 전쟁이 당초 우려보다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다는 평가다. [연합뉴스]

이달 들어 2400대를 맴돌던 코스피는 11일 2450.08포인트로 전일 대비 1.98% 상승 마감했다. 이·팔 전쟁이 당초 우려보다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다는 평가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팔 전쟁)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러·우 전쟁)처럼 세계 경제를 장기간 뒤흔들 촉매로 작용할까. 아니면 중동 지역 분쟁 중 하나로 ‘찻잔 속 태풍’에 그칠까. 현재로써는 조심스럽게 후자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일(현지시간)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습한 뒤 시작한 전쟁은 11일 현재까지 당초 우려보다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다는 평가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S&P500·나스닥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우려했던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4.6%대로 떨어졌다. 이달 초까지 배럴당 90달러대를 넘나든 국제유가도 일제히 80달러대로 하락 반전했다.

한국 증시도 비슷하다. 이달 들어 2400대를 맴돌던 코스피는 11일 2450.08포인트로 전일 대비 1.98% 상승 마감했다. 이·팔 전쟁이 중동의 개입으로 확전하지 않는 이상 외교·안보 측면의 문제는 있을 수 있어도, 경제적으로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거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해 2월 발발해 현재까지 글로벌 고유가·고물가 추세에 영향을 미치는 러·우 전쟁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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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중동이라고 다 같은 중동이 아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중동에서도 떼어내 봐야 한다”며 “이스라엘과 인근 아랍 국가의 갈등이 21세기 들어 국제 경제에 지속적인 영향을 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국제 경제 측면에서 이·팔 전쟁과 러·우 전쟁의 다른 지점을 꼽아봤다.

한국, 이스라엘 수출액 전 세계 40위권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러시아는 세계 2위 산유국이자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특히 유럽 상당수 나라가 러시아의 가스 파이프에 의존한다. 반면 이·팔은 대표적인 ‘자원 빈국’이다. 중동 산유국과 사정이 다르다는 얘기다. 경제 규모도 비할 수 없다. 첨단 기술 강국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조차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러·우 전쟁의 파장이 컸던 이유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가 ‘세계의 빵 공장’으로 불릴 정도로 세계 3대 곡창지대라서다. 특히 대표적인 밀 생산지라 국제 곡물 가격을 끌어올리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촉발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의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는 팔레스타인은 경제 규모가 작다. 그나마 수출입의 절반 이상을 이스라엘에 의존한다. 제조업은 사실상 붕괴했고, 도소매·자동차정비·숙박·여행업 등 서비스업이 전체 GDP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박현도 교수는 “팔레스타인은 장기간 경제 봉쇄로 국제 무역체제에서 사실상 고립된 곳”이라며 “북한과 마찬가지로 국제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우크라이나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한국과 교역 규모가 작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5만4650달러에 달하는 ‘강소국’ 이스라엘이지만 글로벌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지난해 12월 한·이스라엘 FTA를 발효했지만, 한국의 수출국 중에서 이스라엘은 45위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냉정하게 봤을 때 이·팔 전쟁이 한국에 미칠 경제 여파를 가르는 요소는 ‘중동 확전’에 따른 국제유가의 향방이란 얘기다.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 반작용으로 전체 원유 수입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67.4%로 전년 대비 7.6%포인트 늘었다”며 “이·팔 전쟁은 철저히 중동 정세, 국제유가와 연계해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에 영향력이 큰 이란 개입 여부가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이란이 이번 전쟁에 개입했다면,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논의 중이던 원유 조기 증산이 무산할 가능성이 커진다. 국제유가의 구명줄 역할을 하던 이란의 원유 수출 감소 우려도 골칫거리다. 이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지난 8월 기준 300만 배럴로 2018년 이후 최고다. 하지만 이번 전쟁의 이란 배후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란 원유 수출이 제약될 가능성이 높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란의 원유 생산이 10만 배럴 감소할 때마다 국제유가 전망치는 배럴당 1달러씩 오른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1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이란에 대해 강경 스탠스로 전환할 경우 전 세계 원유 공급의 0.5~1%가 감소할 위험이 있다”며 “최근 전 세계 원유 수급이 공급 부족 상황임을 고려할 때 이란 원유 수출을 제재하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소지가 있다”고 했다.

미국 생산자물가 예상보다 더 올라

한국 경제의 최대 복병은 앞으로도 미국의 경기 흐름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물가 상승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2.3%)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0.5% 상승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서 발표한 전문가 전망치(0.3%)를 웃돌았다. 전월대비 5.4% 오른 휘발유 가격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생산자물가는 시간을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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