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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이스라엘발 귀국편’ 늦추고…삼성·현대차 “계속 예의주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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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접경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접경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항공 업계는 이스라엘 현지 체류객의 귀국을 돕기 위해 항공 스케줄 조정에 나서고, 현지에서 사업 중인 기업들은 피해 상황을 살피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항공은 9일 출발 예정이던 서울(인천)발 텔아비브행 KE957 편을 결항 조치했다. 또 같은 날(현지시간) 출발 예정이던 텔아비브발 서울(인천)행 KE958 편은 출발 시간을 15시간 늦춰, 오는 10일(현지시간) 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서울(인천)~텔아비브 직항 노선에서 주 3차례(월·수·금요일) 왕복 운항하고 있는데, 오는 11일 이후 계획된 항공편의 운항 여부는 추후 확정키로 했다.

이스라엘에 진출한 대기업들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분쟁이 레바논 등 주변국으로 확장할 경우 한국 기업들의 중동 사업 전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이스라엘에서 삼성전자는 현지법인과 연구개발(R&D)센터, 삼성리서치 이스라엘 등을,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 글로벌혁신거점과 대리점을, LG전자는 판매지점 등을 각각 운영 중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때처럼 한국 국민 철수를 명령하면 현지 주재원 철수 준비 등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현재는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 등은 “현지 직원의 안전을 위해 전날부터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기업은 현지 사업장이 분쟁 지역과 떨어져 있어 직접적 피해 영향권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삼성의 경우 판매법인과 연구소가 국경에서 100㎞가량 떨어진 텔아비브 인근에 있다.

현지 교민 양달선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한국 대기업은 분쟁 지역에서 떨어진 북부 등에 위치해 비교적 안전하다”며 “이스라엘에 진출한 중소기업은 거의 없고, 교민들이 운영하는 여행사도 대부분 (분쟁지역에서 거리가 있는) 예루살렘 인근에 있다”고 말했다.

분쟁 여파로 이날 국제 유가가 배럴당 87.70달러(약 11만 8300원, 브렌트유·오전 9시 기준)로, 전 거래일보다 약 3.6% 상승하자 국내 정유 업계도 중동 정세를 주시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저유가일 때 사들인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해 단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이 가능하지만, 장기화할 경우 수요 위축과 정제마진 하락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와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석유·가스 수급 상황을 점검했다. 산업부는 “분쟁 지역이 국내 원유·가스 도입 주요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떨어져 있어 원유·액화천연가스(LNG)의 국내 도입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현재 중동 인근에서 항해·선적 중인 유조선과 LNG 운반선도 모두 정상 운항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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