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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불려가는 '탕후루'…중학생 비만 4년새 3배 늘어 발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10일 서울 마포구 한 탕후루 가게에 과일 꼬치가 진열돼 있다. 남수현 기자

지난달 10일 서울 마포구 한 탕후루 가게에 과일 꼬치가 진열돼 있다. 남수현 기자

비만·당뇨 등을 앓는 소아·청소년 환자 숫자가 코로나19 기간 급증한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학생 비만 환자는 4년 전보다 3배 이상 크게 늘었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아동·청소년의 비만 및 만성질환 진료 현황’에 따르면, 비만 진료를 받은 중학생(13~15세) 환자는 2018년 304명에서 지난해 951명으로 4년 사이 3.13배로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기간이던 2021년 1304명에 비해서는 줄어든 것이지만, 유행 이전인 2020년(624명), 2019년(580명) 등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다른 연령대 비만 환자도 4년 전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비만으로 진료받은 초등학생 고학년(10~12세)은 2018년 699명에서 지난해 1659명으로 2.37배 늘었고, 고등학생(16~18세) 환자도 같은 기간 265명에서 597명으로 2.25배 증가했다. 초등학교 저학년(7~9세) 비만 환자는 1.73배(599명→1038명) 늘었다.

당뇨(2형), 이상지지혈증 소아·청소년 환자도 늘었다. 그중에서도 당뇨 진료를 받은 초등학교 고학년은 1.6배(2018년 473명→2022년 757명), 중학생은 1.7배(1143명→1932명) 늘어 증가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콜레스테롤 수치에 이상이 생기는 이상지지혈증 환자는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1.8배(719명→1285명), 중학생에서 1.9배(2967→5558명) 증가했다.

이런 통계는 탕후루(설탕을 코팅한 과일 꼬치)를 비롯한 달콤한 간식이 1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탕후루 1개에는 보통 당류 10∼25g이 들어가 하나만 먹어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당류 섭취량(25g)을 채우게 된다. 탕후루를 즐기는 청소년들은 “설탕의 단맛과 과일의 새콤한 맛이 중독적”(13살 황모군)이라는 점을 좋아하는 이유로 꼽는다. 설탕 과다 섭취에 대한 우려가 일면서 국회 복건복지위원회는 탕후루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를 이달 12일 열리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신현영 의원은 “코로나 시기에 신체활동 저하 등으로 만성질환 진료를 받은 아동·청소년 환자가 급격히 늘었고, 지난해에도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탕후루 등 달콤한 간식까지 유행하고 있어 아동·청소년의 건강관리에 가정과 사회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8~2022년 중학생 환자(13~15세) 비만·당뇨(2형) 등 진료 현황. 사진 신현영 의원실

2018~2022년 중학생 환자(13~15세) 비만·당뇨(2형) 등 진료 현황. 사진 신현영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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