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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 꺾인 2차전지주…반도체·화장품·관광주 들썩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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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2차전지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였던 개인투자자의 마음이 돌아서고 있다. 지난달부터 2차전지주의 대표주자인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2조원가량 팔아치운 개인투자자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담고 있다. ‘포스트 2차전지’를 꿰찰 주도주의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9456억9769만원어치를 사들였다. 포스코홀딩스(5687억원)와 기아(3040억원), LG화학(2901억원), 삼성SDI(253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2차전지에 집중됐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 7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는 포스코홀딩스(4조5232억원)을 그야말로 ‘폭풍 매수’했다. LG화학(5038억원)과 LG에너지솔루션(3718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3425억원) 등도 7월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2차전지 주도주인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대거 팔아치웠다. 7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1위와 2위는 에코프로(1조856억원)와 에코프로비엠(1조816억원)이 차지했다. 이달 들어서도 ‘팔자’는 이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에코프로를 106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 종목 가격이 급등하며 차익 실현하려는 개인 투자자 수요와 기관 투자자의 인덱스 추종 매입, 외국인·기관의 숏커버링(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려 주식을 되사는 것) 수요가 겹치며 손바뀜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2차전지로의 과도한 쏠림 현상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자 시장은 이제 ‘포스트 2차전지’를 찾고 있다. 증권가가 주목하는 종목은 반도체와 중국을 겨냥한 소비주, 자동차 분야 등 그동안 억눌렸던 종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가가 부진했지만, 실적이나 수급이 견조한 반도체·자동차·기계 등에서 반등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을 겨냥한 소비주에 대한 기대감은 엇갈린다. 지난 10일 중국 문화여유부가 한국행 단체관광의 빗장을 푼 뒤 화장품·카지노·호텔 관련 종목이 강하게 반등하는 등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화장품주인 한국화장품은 지난 18일 기준, 이달 초 대비 99.11% 상승했고, 같은 기간 롯데관광개발과 호텔신라 주가는 각각 53.22%, 16.6%씩 상승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하지만 과거와 달리 상승 동력은 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체 관광 허용 자체는 긍정적인 재료지만 추석 전후와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에 실제 어느 정도의 중국 관광객이 국내로 유입되느냐가 (주가에)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가 차기 주도주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모멘텀이 있는 데다, 기업의 2분기 실적에서 반도체 재고 정점 통과가 확인된 만큼 반도체가 주도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이다. 분수령은 오는 23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양호한 실적 전망을 발표하면 글로벌 고대역메모리(HBM) 생산의 90%를 맡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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