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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술자 초청교육 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일본 동경에서 종업원15명, 연매출3억엔 규모의 소규모 금속표면처리 전문회사를 운영하고있는 요코야마 가쓰오(65)씨는 8년 전부터 매년2∼3차례씩 우리나라를 찾고있다.
요코야마씨가 우리나라에서 하는 일은 중소기업들에 도금·피막 등 표면처리기술을 가르쳐 주는 것으로 한번 오면 1주일쯤 머물며 생산현장에서 지도를 하고있다.
요코야마씨가 받는 기술 지도료는 하루 20만원. 이외에도 항공료·숙박비등을 모두 포함하면 하루평균 40만원정도 들지만 지도를 받는 (주)육성금속공업(경기도 부천)측은 하루에 10만원씩만을 내고있다.
나머지 30만원은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부담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1년 내내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이 필요한 때에 1주일 가량씩만 받으면 되므로 지도료 등에 큰 부담이 없는 데다 생산현장에서 직접 필요한 기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이 회사는 요코야마씨에게 앞으로도 계속 지도를 의뢰할 생각을 갖고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도움으로 외국인기술자를 초빙, 지도를 받은 국내업체는 모두 3백여 곳.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인 기술지도 제도는 각 기업이 진홍공단에 신청하면 공단이 동경·시카고·프랑크푸르트 등지의 자체지사를 통해 적임자를 찾아내 소개시켜주고 지도비용도 75%가량 대주는 것이 특징.
중소기업 진흥공단은 올 들어 10월까지만 16억원의 지도료를 대주었다.
중소기업의 기술력향상을 목적으로 지난 81년 처음 실시됐던 이 제도는 첫해 72곳이었던 이용업체가 이제는 매년 3백곳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외국의 기술자를 초빙해 지도를 맡는 업체가 속속 늘고있어 올해의 경우 삼성·럭키 금성 등을 비롯, 20여 곳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기업들의 경우 ▲중소기업처럼 공공기관의 혜택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적임자를 자체 지사망 등을 통해 스스로의 힘으로 찾아내야 하고 ▲지도료도 전액을 해당기업이 부담해야하는 점이 중소기업 보다 불리하다.
그러나 설비·부품도입에 따른 회사대 회사간 계약에 의해 기술자가 파견되는 기존의 기술지도형태에 비해 경비(하루에 50만∼1백50만원)를 크게 줄일 수 있고 기술제공범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것 등이 이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우리기술자를 파견·연수시키는 방식에 비해서도 덜 번거롭고 우리의 설비수준 등에 맞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점이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기술자초빙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술력 있는 선진국들의 기술이전 기피추세.
이 때문에 기업체에 현직으로 근무하는 기술자는 거의 없고 정년퇴직자 등 직업은 없고 기술은 있는 사람들과 자영업자·교수 등이 초빙자의 주류를 이루고있다.
이에 따라 배울 수 있는 기술도 최첨단기술까지 연결되지 않는 한계가 있으며 자칫 적합한 기술력이 없는 기술자를 비싼 돈을 들여 불러올 우려도 있다.
나라별로는 일본기술자가 70%가량으로 가장 많고 미국·유럽의 순.
국내체류기간은 1주일이 보통으로 길게는 1년에서부터 짧게는 주말을 이용, 하루나 이틀동안에 지도를 마치는 「주말바이트」까지 다양 한다.
대기업은 특히 첨단기술을 중시, 현직 기업체 근무자를 선호하고 있으며 이 경우 산업기술이전 등에 따른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휴가나 주말을 이용케 하고 지도를 받는 기업들도 기술지도자체를 철저히 숨기는 것이 특징이다. <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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