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귀국 재미 의학자 이상구씨(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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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채식유익론 변함없어요”/나에 대한 사망설 등은 잘못 전해진 것/생활태도 개선없인 질병근치 못하죠
채식을 위주로 하는 식사방법과 「엔도르핀이론」으로 한때 장안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이상구씨(47·미 위머자연요법 연구소장)가 최근 나돌던 「영양실조 사망설」「중병설」 등을 비웃기라도 하듯 건강한 모습으로 1년 10개월여만인 지난달 30일 일시 귀국했다.
김진홍목사(48·경기도 화성군 우정면 화산리 두레마을)의 초청으로 귀국한 그는 대체로 기독교신도들을 대상으로 예의 뉴스타트(NEW START)운동에 대해 강연하거나 친지들을 만난후 오는 16일께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씨는 자신의 사망설이나 중병설에 대해 『브라질의 사웅파울루에 강연차 출장갔을때 한국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13세된 막내아들이 어느 국내잡지사 기자와 국제통화중 다른 말을 한 것이 와전되어 생긴 것 같다』고 말하며 이렇게 건강하지 않느냐며 웃었다.
­채식유익·육식유해의 소신은 변함없습니까.
▲그렇습니다. 고기의 지방질은 고혈압·당뇨 등 각종 성인병의 주범이며,열량이 높기 때문에 자칫 영양과다로 인한 비만등을 유도합니다. 하지만 채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인체에 충분한 영양을 균형있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내 건강론의 요체가 꼭 식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식사를 통한 영양공급은 운동·수분섭취·햇빛·절제·신선한 공기·휴식·믿음 등과 함께 뉴스타트운동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항상 생활속에서 접하는 먹을 것에 관심이 많은데요.
▲「이런 병에는 이런 음식이 좋다」는 식의 획일적 식사요법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개개인이 그때그때 먹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음식을 과식하지 않고 먹는 것이 건강·장수의 지름길입니다.
(그는 이 대목에서 한국에 발을 들인 후 『고기를 절대 금해야 한다』고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엔도르핀 학설 말고 최근 새롭게 관심을 두고 있는 이론은 없습니까.
▲「세포통신」 이론입니다. 세포와 세포가 서로 연락한다는 뜻인데,예를 들어 환경(건강)이 나쁘면 암세포가 정상세포를 꼬드겨 암세포로 변화하라는 「설득작전」을 벌인다는 거지요. 그러나 세포의 환경이 좋아지면 반대로 정상세포가 암세포를 건강하게 만듭니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은 채식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명이 짧은 반면,최근 육류섭취가 늘면서 오히려 국민들의 평균수명이 늘지 않았습니까.
▲옛날은 먹을 것을 제대로 못챙겨먹은 영양의 절대빈곤 시대였기 때문에 수명이 짧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건강을 위해 피해야할 음식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육류를 주로한 영양과다의 시대가 계속될 경우 국민의 평균수명은 다시 짧아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렇다면 채식을 주로했던 동양인에 비해 육류·유제품 등이 주식이었던 서양인이 각종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첫째,서양인들의 유전인자는 영양결핍등에 의한 타격이 적었고,둘째,아이들에게 겁을 주는 동양적 교육방식이 합리적 설득위주의 서양식에 비해 훨씬 스트레스가 심하며,마지막으로 「천벌을 주는 하느님」이라는 동양적 종교관과 「하느님은 관대하게 용서하는 존재」로 여기는 서양적 종교관의 차이가 서양인들이 동양인에 비해 건강할 수 있었던 까닭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이박사의 건강론이 특정종교의 포교용이라는 비판이 있는데요.
▲지난 82년 난생처음으로 종교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동시에 현재의 건강론을 받아들인 것은 사실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생활태도의 개선 없이는 현대의학이나 약으로 질병을 근치할 수 없습니다.<화산리 두레마을="김창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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