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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극한 호우’ 문자…내일은 ‘일본 휩쓴 물폭탄’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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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1일 전국 곳곳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개포동 한 아파트 단지의 입주민 공용 공간에 물이 들어차 있다. [사진 독자]

11일 전국 곳곳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개포동 한 아파트 단지의 입주민 공용 공간에 물이 들어차 있다. [사진 독자]

11일 서울 일부 지역에서 사상 첫 ‘극한 호우’ 재난안전문자가 발송되는 등 전국 곳곳에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70대 노인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시간당 최고 60㎜ 수준의 폭우가 내린 경기 남부에서는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여주시 하천변을 산책하던 서모(75)씨가 하천으로 떠내려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호우 경보가 발령된 부산에서는 1명이 실종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1일 오후 3시34분쯤 부산시 사상구 학장천 주변에서 68세 여성이 실종돼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대구시 북구에서는 담벼락이 무너져 차량 29대가 파손됐다.

서울에서는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오후 4시40분부터 노들로에서 올림픽대로 하남 방향으로 진입하는 차도가 잠겨 전면 통제됐다. 올림픽대로 하남 방향(여의상류~한강대교 남단) 구간, 동부간선로 의정부 방향(성수JC~성동JC) 구간, 내부순환로 성산 방향(마장램프~월곡램프) 구간에선 일부 차선이 침수돼 차량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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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도 15분가량 운행이 중단됐다.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금천구청역 구간 상하선 열차 운행이 오후 3시56분부터 4시11분까지 중단됐다.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청계천·도림천 등 서울시 27개 하천도 통제됐다. 오후 5시50분 송파구 일대에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이날 부산시 사상구 학장천에 갑자기 내린 폭우로 인해 고립된 시민을 소방대원이 구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 부산소방본부]

이날 부산시 사상구 학장천에 갑자기 내린 폭우로 인해 고립된 시민을 소방대원이 구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 부산소방본부]

인천에선 간석동·구월동 빌라와 상가 건물 등이 침수되면서 소방이 배수 지원과 안전조치에 나섰다. 작전동 토끼굴은 오후 2시30분부터 안전상 이유로 통제됐고, 인천시 삼산동 서부간선수로 부근과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장수IC 부근 도로가 침수돼 통제되거나 차량들이 서행했다.

행정안전부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되자 오후 3시40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서울 구로·영등포·동작구 등에서는  ‘1시간에 50㎜’와 ‘3시간에 90㎜’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비가 내렸을 때 발송되는 ‘극한 호우’ 재난문자가 처음으로 발송됐다. 이날 동작구 신대방동에는 1시간에 73.5㎜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12일까지 누적강수량 최대 18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천변 홍수와 산사태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비구름은 한반도 북부에 위치한 저기압이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유입시키며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생성됐다.

기상청은 13일부터 장마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면서 현재 일본 상공에 머물고 있는 장마전선이 13일쯤 한반도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반도 서쪽에서 다가오던 티베트고기압도 같은 날 한반도를 덮으면서 두 거대 기단이 만나 강력한 장마전선을 형성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곳곳에 산발적으로 짧게 쏟아지던 비의 성격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지금까지 비는 일부 지역에 짧고 굵게 내리는 특징을 보였는데, 13일 이후부터는 장마전선이 위치한 지역에는 많은 양의 비가 장시간 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장마전선은 일본에 머물며 비 피해를 내고 있다. 10일 일본 남서부 지역에는 역대 최대 폭우가 쏟아지며 최소 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10일 기준)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후쿠오카현 남부 구루메(久留米)시의 강수량은 24시간 동안 402.5㎜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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