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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풍부한 '화이트 미트'…캔햄 시장서도 닭고기 인기 [쿠킹]

중앙일보

입력

노릇하게 구워서 그대로 먹어도, 찌개나 볶음밥에도 잘 어울리는 식재료를 꼽는다면, 단연 캔햄이다. 시간은 없고, 요리하기 귀찮을 땐 사실 이만한 게 없다. 게다가 SNS를 조금만 찾아보면, 무스비부터 덮밥, 짜글이, 샌드위치 등 캔햄을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가 나오니 간단한 메뉴부터 제법 근사한 요리까지 가능한 요리의 폭도 넓다.

최근 집밥의 만능 치트키인 캔햄 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나트륨의 함량을 낮추기 시작한 데 이어, 돼지고기 위주에서 고단백 저지방 식재료인 닭고기로 만든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것. 꾸준히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식품 업계에서 닭·오리·칠면조 등의 가금류 고기와 광어·대구 같은 흰살생선 등 화이트 미트(White meat)가 주목받고 있다. 책『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화이트 미트가 열량이 낮고 단백질이 풍부해 맛있으면서도 몸에 좋은 음식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한다.

닭가슴살로 만든 햄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사진은 챔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로 왼쪽 위부터 구이, 샐러드, 볶음밥, 꼬치. 사진 하림

닭가슴살로 만든 햄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사진은 챔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로 왼쪽 위부터 구이, 샐러드, 볶음밥, 꼬치. 사진 하림

소비자에겐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맞벌이 주부인 김희진(42)씨는 “남편과 아이들이 캔햄을 넣은 찌개나 볶음밥을 좋아하는데 조금이라도 마음의 부담을 덜기 위해, 나트륨과 지방 함량을 따져보는 편”이라며 “최근엔 닭고기로 만든 햄 제품이 다양하게 나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전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허영란 교수는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먹거리인 만큼 식품을 고를 때 하루 섭취 권장량을 기준으로 영양성분을 꼼꼼히 따져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평소 제품을 구매할 때 패키지에 표기된 나트륨과 지방 함량 등을 확인하고 유사 제품과 비교해보는 습관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닭고기 햄은 이미 20년 전, 시장에 나왔다. 하림이 2003년 닭가슴살로 만든 치킨햄 ‘챔’을 출시하며 돼지고기가 주도하던 캔햄 시장에 도전장을 냈었던 것. 기존 캔햄보다 지방·나트륨·칼로리 함량은 낮추고, 단백질 함량은 높였지만, 돼지고기 햄에 익숙한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지속되며 동원, 오뚜기, CJ제일제당 등 주요 식품 기업들도 닭고기로 만든 햄을 잇달아 출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 원료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돼지고기 햄류 사용량은 4만1948톤으로 2017년(4만8101톤) 대비 12.8% 감소했지만, 닭고기 햄류 사용량은 같은 기간 1만4400톤으로 2017년(1만283톤) 대비 40% 증가했다.

‘챔’의 매출 증가에서도 이러한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챔의 매출은 전년 대비 125.4% 신장했고, 올해 6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6.4%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림생명과학연구소의 최순희 R&D 실장은 “챔은 닭가슴살로 만들어 100g 기준 지방의 함량은 2.4g, 단백질 19g으로 기존의 캔햄보다 지방 함유량은 10배 가량 적고, 단백질은 40% 이상 높아 다이어트와 몸매 관리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는 물론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밥반찬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햄 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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