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경제 회복의 불씨 살리기, 여야가 따로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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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셋째)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셋째)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경제 활력 초점 하반기 정책 방향 발표

여소야대 속 야당의 대승적 민생 협조 절실

우리 경제가 불황의 긴 터널을 조금씩 벗어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정부도 수출 회복 등을 통한 경제 활력으로 초점을 이동하기 시작했다. 어제 발표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하반기 세 가지 중점과제로 경제활력 제고와 민생경제 안정, 경제체질 개선을 제시했다.

이 중 돋보이는 게 수출·투자 촉진이다. 정부는 첨단 전략산업 기업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돌아오는 기업에 대해선 최소 외국인 투자 수준으로 지원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또 벤처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벤처 활성화 3법’ 개정을 추진하고, 내수시장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가업 승계 세제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완화가 추진된다. 결혼자금에 대해선 성인 자녀 1인당 5000만원까지인 증여세 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려놨다.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우려되는 역전세 리스크를 덜기 위한 정책도 나왔다. 전세금 반환 목적에 대해서는 대출 규제를 1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할 예정이다. 다만 과감한 규제 완화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 제고 등 성장 잠재력 확보를 위한 보다 치열한 고민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정부가 긴축보다 경제 활력에 정책의 초점을 맞춘 것은 최근  전반적인 물가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세에 접어든 흐름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5.2%를 시작으로 3월 4.2%,  5월 3.3%로 둔화하고 있다. 정부는 6∼7월에는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설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다만 이날 정부가 발표한 올해의 전체 경제 전망은 애초보다 더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4%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전망치(1.6%)보다 0.2%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상반기 수출 부진이 주원인이다. 하지만 성장률의 방향은 긍정적이다. 상반기 0.9%에 그쳤던 성장률이 하반기에는 1.8%까지 상승하고,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서 내년에는 연간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긍정적인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의 위협 요인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끝날 줄 모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기술패권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급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을 앞둔 우리 정치권의 정쟁과 포퓰리즘 등이 가장 큰 걱정이다. 경기 전망은 고정불변이 아니다. 대외 여건과 국내 상황이 제대로 어우러져야 성장의 계단에 올라설 수 있다. 유권자는 결국 경제를 살리는 정치인을 택하게 마련이다. 여소야대의 정치 환경 속에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야당의 대승적 협조가 무엇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