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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무장반란 서방 연루’ 의혹에 선 그은 바이든 "우리와 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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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관련 연설 도중 최근 발생한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관련 연설 도중 최근 발생한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와 관련해 “우리는 아무 관련이 없으며 러시아 체제 내 투쟁의 일부”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백악관에서 열린 초고속 인터넷 구축 관련 연설에서 “우선 러시아 사태에 대해 몇 마디 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24일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일으킨 무장 반란이 36시간 만에 일단락된 가운데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입장 표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반란) 상황이 시작되자 저는 국가안보팀에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매시간 보고할 것과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동맹국들을 영상 통화로 소집해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우리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이번 일을 서방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탓으로 돌릴 구실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우리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것은 러시아 체제 내부의 투쟁의 일부”라고 했다. 이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바그너그룹 반란에 서방 첩보기관이 연루됐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하는 등 의혹의 시선을 드러낸 러시아를 향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태 초기 프랑스ㆍ독일ㆍ영국ㆍ캐나다 정상과 연쇄 통화를 하고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오랜 대화를 나눴다”며 “러시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방어와 주권ㆍ영토 보전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번 사태의 파장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태의 향방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 이 모든 사태의 궁극적인 결과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미 NSC “러 정권교체는 미 정책 아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주도한 무장 반란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주도한 무장 반란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사태에 미국이 관여한 바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점을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 러시아에 직접 전달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정권교체는 미국의 정책이 아니다.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와 관련해 유동성이 큰 상황임을 들어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의 평가는 아직 역동적 상황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라며 “다만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이 직접적으로 도전받는 것은 확실히 새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프리고진과 북한의 무기 거래에 어떤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기존 바그너그룹의 작전이나 전열 배치가 어떻게 바뀔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했다.

앞서 지난 1월 미 백악관은 북한이 바그너그룹에 로켓과 미사일, 포탄을 전달했다며 관련 정황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3월에는 러시아가 북한에 식량 지원을 대가로 무기와 군수품을 받으려 한다고도 했다. 북한은 지난 25일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과 관련해 “러시아 지도부의 선택과 결정을 강력히 지지할 것”이란 입장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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