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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 설움 이겨낸 최형우, 이승엽 넘어 역대 최초 1500타점 달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최형우(40)가 KBO리그 통산 타점 1위로 올라서면서 전인미답의 1500타점 고지를 밟았다.

KIA 최형우가 20일 대전 한화전 4회 1사 2루에서 역전 2점 홈런으로 역대 최초의 통산 1500타점 고지를 밟은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KIA 최형우가 20일 대전 한화전 4회 1사 2루에서 역전 2점 홈런으로 역대 최초의 통산 1500타점 고지를 밟은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형우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0-1로 뒤진 4회 1사 1루서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최형우는 이 홈런으로 프로 통산 1500타점을 채워 '국민 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을 밀어내고 통산 최다 타점 1위로 올라섰다. 그는 지난 17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통산 1498번째 타점을 올려 이 감독이 보유하던 역대 최다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바 있다. 그 후 두 경기 만에 다시 2타점을 추가해 대기록의 새 주인이 됐다.

최형우는 첫 타석부터 신기록 작성을 예감케 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간 펜스를 원 바운드로 때리는 2루타를 쳤다. 예열을 마친 최형우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한화 선발 한승주의 초구 직구를 힘껏 걷어 올렸다. 타구는 한가운데 담장을 넘어가 최형우의 야구인생에 새 이정표를 세우는 홈런이 됐다. 한화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은 뒤집히지 않았다. 김종국 KIA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최형우에게 꽃다발을 건넸고, 동료들은 하이파이브 세례로 축하했다.

KIA 최형우의 KBO리그 최초 통산 1500타점 달성을 축하하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전광판. 연합뉴스

KIA 최형우의 KBO리그 최초 통산 1500타점 달성을 축하하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전광판. 연합뉴스

프로 생활의 출발이 험난했던 최형우에게 KBO리그 통산 최다 타점은 무척 의미 있는 기록이다. 그는 2002년 신인 2차 6라운드(전체 48순위) 지명을 받고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그러나 4년간 1군 6경기에서 7타석을 소화한 뒤 방출 통보를 받았다. 천만다행으로 그해 경찰야구단이 창단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고, 외야수로 전향해 타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절치부심 끝에 2007년 퓨처스(2군) 북부리그 타격 7관왕에 올랐다. 최형우는 전역 직후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고 제2의 스타트를 끊었다.

최형우는 첫 입단 6년 뒤인 2008년 4월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마침내 데뷔 첫 타점을 신고했다. 이후 빠른 속도로 삼성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았다. 그해 71타점을 올려 스물다섯의 나이로 KBO리그 역대 최고령 신인왕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1년엔 처음으로 100타점 고지(118타점)를 밟으면서 타점왕 타이틀도 따냈다.

그 후에도 점점 강해졌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특히 2016년엔 144타점으로 두 번째 타점왕에 올랐다. 144타점은 2015년의 박병호(146타점·KT 위즈)에 이어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타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KIA 최형우(가운데)가 20일 대전 한화전 4회 1사 2루에서 역전 2점 홈런으로 역대 최초의 통산 1500타점 고지를 밟은 뒤 홈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KIA 최형우(가운데)가 20일 대전 한화전 4회 1사 2루에서 역전 2점 홈런으로 역대 최초의 통산 1500타점 고지를 밟은 뒤 홈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그 결과 최형우는 2017년 4년 총액 100억원을 받고 고향 팀 KIA로 이적했다. KBO리그 자유계약선수(FA) 역사에 공식적으로 '100억원 시대'를 연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이적 첫 시즌인 2017년에도 120타점을 올려 다시 KIA의 통합 우승에 앞장섰다. 5년 연속 세 자릿수 타점(2014~2018년)을 기록해 이대호(전 롯데 자이언츠), 박병호와 함께 이 부문 최다 기록도 보유하게 됐다.

그렇게 차곡차곡 타점을 쌓아올린 최형우는 마흔이 된 올해 6월 20일, 마침내 KBO리그 역대 최초의 통산 1500타점에 도달한 타자로 기록됐다. 앞으로 최형우가 올리는 타점 하나하나가 모두 KBO리그의 새 역사다. 전성기 때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최형우는 여전히 '해결사' 본능을 뽐내며 묵직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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