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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포기할 수 없다…외인 교체 가속도 붙나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 외국인선수 1호 퇴출 불명예를 안은 한화 버치 스미스. 사진 한화 이글스

올 시즌 외국인선수 1호 퇴출 불명예를 안은 한화 버치 스미스. 사진 한화 이글스

프로야구에선 “외국인선수가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다”는 말이 있다. 1군 전체 엔트리 26명 중 외국인선수는 최대 3명뿐이지만, 마운드와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활약도가 성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각 구단이 이들에게 계약금과 연봉을 포함해 10억 원 안팎의 큰돈을 내미는 이유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방출의 칼바람이 가장 빠르게 다가오는 쪽도 바로 외국인선수다. 중요도가 높은 만큼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퇴출 명령이 떨어진다.

올 시즌 역시 KBO리그에는 외국인선수 교체 한파가 일찌감치 몰아닥쳤다. 가장 먼저 칼을 빼든 구단은 최하위 한화 이글스. 지난달 중순 오른손 투수 버치 스미스를 퇴출시켰다. 4월 1일 개막전에만 등판한 스미스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어깨 근육 손상 진단을 받은 뒤 치료에만 전념했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짐을 쌌다.

한화가 먼저 총대를 메자 외국인선수 교체는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뒤이어 SSG 랜더스가 에니 로메로를 실전 투입조차 시키지 못한 채 방출했고, 한화는 외국인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와 작별했다. 또,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는 각각 보 슐서와 딜런 파일에게 결별을 통보했다.

이렇게 교체된 외국인선수만 벌써 5명. 여기에는 “아직은 순위 싸움을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지난해의 경우 SSG가 초반부터 단독선두 체제를 굳힌 가운데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가 일찌감치 4강 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상위권과 중위권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또, 하위권 역시 연승 바람만 타면 언제든 중간지대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다. 여러 중하위권 구단들이 외국인선수 교체를 빠르게 결정하는 이유다.

영입 싸움이 벌어졌던 KT 윌리엄 쿠에바스. 연합뉴스

영입 싸움이 벌어졌던 KT 윌리엄 쿠에바스. 연합뉴스

이러한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를 증명하는 사례가 바로 최근 KT가 재영입한 윌리엄 쿠에바스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뛰었던 쿠에바스는 올해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공을 던졌다. 소식을 접한 여러 구단 관계자들은 쿠에바스를 데려오기 위해 공을 들였지만, 쿠에바스가 과거 연을 맺었던 KT의 손을 잡으면서 복수의 구단이 아쉬움을 삼켰다는 후문이다. 이들 구단에는 여전히 외국인선수 교체 가능성이 남아있다.

외국인선수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NC 다이노스는 에이스 에릭 페디가 14일 불펜 피칭 도중 전완부 통증을 호소해 1군 전력에서 이탈했다. 강인권 감독은 “복귀 시점도 잡을 수 없다”고 했다. 또, LG는 5년째 활약 중인 케이시 켈리의 부진이 걱정이고, 두산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는 성적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쌍두마차 댄 스트레일리와 찰리 반즈의 동반 난조로 고민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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