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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최다 타점 넘어 홈런까지, 불멸의 강민호

중앙일보

입력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연장 10회 말 끝내기 홈런을 친 삼성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연장 10회 말 끝내기 홈런을 친 삼성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포수 최다 타점에 이어 최다 홈런까지 눈 앞이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38)가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강민호는 1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10회 말 투런포를 터트렸다. 6-4 승리를 결정짓는 극적인 끝내기 홈런. 롯데 시절인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친 끝내기 홈런이기도 했다. 삼성 팬들은 열광했고, 강민호와 삼성 선수들도 얼싸안고 기뻐했다. 이 홈런으로 타점 2개를 쌓은 강민호는 홍성흔(은퇴·1120개)을 제치고 포수 역대 최다 타점(1121개) 1위가 됐다.

강민호는 이만수 이후 최고의 공격형 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4년 데뷔 이후 통산 타율은 0.275로 역대 포수 중 7위. 타점과 2루타(343개)는 1위고, 안타(1921개)와 홈런(311개)은 2위다. '포수 홈런 1위' 타이틀도 눈 앞에 두고 있다. 4개만 더 추가하면 박경완(314개)을 뛰어넘는다. 올 시즌도 타율 0.305, 8홈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강민호인만큼 달성 자체는 어렵지 않다.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의 발자취가 의미있는 건 나이가 들었음에도 여전히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흔이 30대 이후 지명타자로 뛴 것과 달리 강민호는 여전히 투수들의 공을 미트로 받고 있다. 체력 관리를 위해 빠질 때도 있지만 10경기를 치르면 6, 7번은 선발 포수로 나선다. 경기 후반에도 포수로 교체 투입될 때가 많다.

공격력에 포커스가 맞춰지지만, 수비력도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다. 9이닝당 폭투 및 패스트볼은 0.294개로 팀 동료 김태군(0.207개)에 이은 2위. 강한 어깨 덕분에 상대 주자의 도루 시도율은 3.6%로 가장 낮다. 300이닝 이상 포수로 뛴 선수 중 실책이 없는 선수는 강민호와 김민식(SSG) 뿐이다.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투수리드도 일품이다. 자연히 안방마님 강민호에 대한 동료 투수들의 믿음은 절대적이다. 2021년 강민호가 삼성과 FA 계약을 했을 때도 투수들이 반겼다. 원태인은 "민호 형처럼 좋은 포수를 만난 건 내게 큰 행운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로 만들어주고 은퇴하겠다는 말에 감사했다"고 기뻐했다. 오승환도 "민호가 없으면 팀워크도 없다"고 말했다.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최근엔 '타격 인스트럭터' 역할까지 했다. 지난 10일 경기에서 오재일이 홈런 2개 포함 5타수 4안타를 기록한 뒤엔 "입금해"란 농담을 던졌다. 실내 연습장에서 오재일의 타격 훈련을 잠깐 도왔고, 오재일의 방망이가 폭발해서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 홈런 2개를 때려낸 김현준도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밝고 쾌활한 성격의 강민호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질 때도 있다. 시즌 초반 팀 타선이 터지지 않자 강민호는 더그아웃 화이트보드에 '두려움 없이 닥공(닥치고 공격)'이란 글귀를 남겼다. 빨간 줄까지 반듯하게 그려 눈길을 끌었다. 박진만 감독은 "지금 우리 팀에게 필요한 점이다. 너무 공을 맞추려고 하다 보면 위축된다"며 흐뭇해했다.

삼성 강민호가 쓴 '두려움 없이 닥공' 문구

삼성 강민호가 쓴 '두려움 없이 닥공' 문구

삼성은 개막 이후 줄곧 4할대 승률에 그치고 있다. 최근엔 박한이 타격코치가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타격감이 좋았던 구자욱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중심타선에 배치된 강민호의 어깨가 무겁다. 강민호는 "(오)재일이나 호세 피렐라가 정말 노력하고 있다. 나랑 오재일, 피렐라가 좀 더 힘을 합쳐 순위싸움에 끼어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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