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캐나다 "국제금융기구 AIIB, 中공산당 장악…탈퇴할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캐나다 정부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관련 협력을 전면 중단하고 상황에 따라 탈퇴할 수도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AIIB가 중국공산당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나온 조치다. 수 년째 악화해온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가 이번 계기로 한층 경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재무장관은 이날 "캐나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AIIB과 관련한 정부 주도 활동을 즉시 중단한다"며 "캐나다의 AIIB 참여와 관련해 전면 재검토할 것을 (실무진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검토 절차는 신속히 진행될 것이며, 결과에 따라 어떤 조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캐나다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관련 협력을 전면 중단하고 경우에 따라 탈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AIIB가 중국 공산당 지배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사진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서밋에서 대화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관련 협력을 전면 중단하고 경우에 따라 탈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AIIB가 중국 공산당 지배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사진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서밋에서 대화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프리랜드 장관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선 "캐나다 정부는 중국공산당이 AIIB를 지배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중국) 권위주의 정권이 (공산당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는지에 대해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떤 사안을 조사 중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로이터는 "캐나다가 AIIB와 중국공산당 간의 연관성이 드러날 경우, AIIB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캐나다 국적의 밥 피커드 전 AIIB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이사의 '공개 저격' 글을 조명했다. 피커드 이사는 이날 트위터에 "AIIB를 공산당이 지배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그러면서 자신이 "취임 15개월 만에 AIIB 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이유"라고 주장했다.

밥 피커드 전 AIIB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이사는 트위터에 "AIIB를 공산당이 지배하고 있다"는 비판 글을 올리면서 자신은 취임 15개월만에 AIIB 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사진 트위터 캡처

밥 피커드 전 AIIB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이사는 트위터에 "AIIB를 공산당이 지배하고 있다"는 비판 글을 올리면서 자신은 취임 15개월만에 AIIB 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사진 트위터 캡처

피커드 전 이사는 FT와 인터뷰에서 "AIIB가 국제기구인 데도 중국공산당 통제에 놓여 있다"며 "중국공산당은 AIIB 내부의 '보이지 않는 정부'와 같아서 (공산당원이 아닌) 내가 함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캐나다가 AIIB 회원국으로서 국익을 얻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애국자로서 내가 할 건 사임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FT에 따르면 그는 사임 직후 신변 안전을 우려해 AIIB 본부가 있는 중국 베이징에서 일본 도쿄로 거처를 옮겼다.

피커드 전 이사의 발언과 관련, AIIB는 14일 성명을 내고 "그의 공개 발언은 근거가 없고 실망스럽다"고 반박했다.

밥 피커드 AIIB 이사. 사진 트위터 캡처

밥 피커드 AIIB 이사. 사진 트위터 캡처

로이터는 이번 일을 계기로 지난 5년간 악화 일로를 걸어온 캐나다-중국 관계가 더욱 경색될 것으로 내다봤다. 캐나다는 자국 내에서 중국이 불법 경찰서를 운영하고, 선거에도 개입했다며 중국에 날을 세우고 있다.

중국 주도의 국제금융기구인 AIIB에서 캐나다가 탈퇴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사진은 진리췬 AIIB 초대 총재가 발언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중국 주도의 국제금융기구인 AIIB에서 캐나다가 탈퇴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사진은 진리췬 AIIB 초대 총재가 발언하는 모습. AP=연합뉴스

AIIB는 세계은행과 IMF 등 서방 주도의 다자기구에 맞서 중국이 주도해 2016년 설립한 국제금융기구다. 한국(3.9%)은 106개 회원국 가운데 중국(30.7%), 인도(8.6%), 러시아(6.7%), 독일(4.6%)에 이어 지분 5위의 회원국으로 7억5000만 달러(약 9639억원)를 출자했다. 또 한국은 영구 이사직을 수임하고 있으나, 한국 정부가 따로 총재(1명)나 부총재(5명)를 선임하진 않은 상태다.

캐나다 정부 발표와 관련해, 14일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관 측은 "AIIB가 중국공산당의 통제를 받는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