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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AI의 착 붙이기 수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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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본선 8강전〉 ○ 신진서 9단 ● 박정환 9단

장면 2

장면 2

장면②=상대방의 돌에 착 붙이기. 1990년대 한국류에서 가끔 등장했다. 전통적인 일본바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감각이다. 일본은 이런 수법을 단기(短氣)라고 낮추었다. 한데 AI 시대에 이 수법이 전방위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흑▲ 육박하자 신진서는 백1로 착 붙인다. 강수다. AI의 푸른 점이기도 하다. 이 수의 배후엔 강력한 수읽기가 숨어있다. 박정환은 감히 반발하지 못하고 2로 물러섰다.

AI의 참고도

AI의 참고도

◆AI의 참고도=대국자라면 누구라도 흑1 저항하고 싶다. 그러나 백2로 절단할 때 응수가 곤란하다. 흑3이 최선이지만 백4부터 흑9까지는 거의 외길수순. 여기서 백10 뚫고 나가 끊어버리면 흑은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된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좌하에서 다시 익숙한 정석이 펼쳐진다. 흑1로 양협공하고 백2, 4로 붙여 뻗자 5로 삼삼에 파고든다. AI 시대에 흔히 보는 정석. 그러나 AI는 이 흑5를 방향착오로 규정한다. 박정환은 이판에서 일찌감치 고전하게 되는데 그 시작이 이곳이다. AI만 아니라면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판결이다. 정석은 쉽다. 그러나 정석의 선택은 한없이 어렵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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