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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웃고 우는 中 스마트폰 ODM 업체 ‘빅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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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스마트폰 ODM 비중을 늘렸다.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 중저가형 스마트폰 신규 수요가 급증하면서부터다.

삼성이 거느리는 ODM 업체는 수없이 많다. 대표 상품인 ‘스마트폰’ ODM은 글로벌 TOP3 기업이 맡고 있다. 롱치어(Longcheer·龍旗), 윙텍(Wingtech·聞泰科技) 화친통신기술유한공사(華勤通訊技術有限公司, 이하 화친기술)로, 모두 중국 기업이다. 갤럭시A03, 갤럭시 A22 5G와 같은 갤럭시 중저가형 모델이 이들 작품이다.

단순 위탁 생산 개념인 OEM과 달리 ODM은 판매업자의 요구사항에 따라 제품 기술 개발부터 디자인, 생산까지 주도적으로 담당한다. ODM 아웃소싱은 제조 설비나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여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어 유통 업체 사이에서 대세로 떠오른 지 오래다.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삼성전자 역시 원가절감을 위해 ODM 생산 방식을 확대하는 추세다.

갤럭시 A03 스마트폰 사양. 삼성

갤럭시 A03 스마트폰 사양. 삼성

세 기업은 스마트폰 ODM 업계 ‘빅3’로 불린다. 2022년 이들의 글로벌 스마트폰 ODM 시장 점유율은 무려 76%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특히 롱치어는 삼성의 주문량 증가에 힘입어 2022년 스마트폰 ODM/IDH 시장 점유율 1위(28%)로 뛰어올랐다. 2018년 3위(16%)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윙텍은 지난 3월 삼성과 4500만 대의 ODM 제품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 휴대폰 ODM 제품 2500만 대와 태블릿 ODM 제품 2000만 대 등 두 가지 품목을 오는 하반기부터 납품한다. 화친기술은 삼성뿐만 아니라 오포, 샤오미, 비보, 아마존, 레노버, LG, 에이수스(Asus), 소니 등 국내외 스마트 하드웨어 브랜드 제조업체 및 인터넷 기업에 ODM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깨를 견주는 세 기업 모두 ZTE(中興·중싱)통신 출신이 설립했다. ZTE는 화웨이엔 뒤처지지만 중국 5G 업계에선 선두주자인 회사다. 세 기업 대표 모두 2000년경 ZTE를 떠나 각각 스마트폰 ODM회사를 설립했다. 롱치어는 2002년, 화친과 윙텍은 2005년 설립했다. 2007년 윙텍은 1800만 대의 핸드폰을 출하하며 중국 내 1위를, 롱치어는 1400만대로 위를 기록했다.

사진 화친기술

사진 화친기술

화친 사업의 폭발적 성장은 2019년 삼성이 화친의 최대 고객사가 된 이후다. 약 15년간 부진에 시달리던 화친은 삼성을 만나 세계 스마트폰 및 태블릿 업계 상위권에 진입했다.

화친은 삼성 갤럭시A01을 생산했는데, 2020년 삼성은 화친에 약 176억 300만 위안의 매출에 기여하며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했다. 2020년까지 화친의 영업이익은 2019년 353억 위안에서 598억 7000만 위안으로 크게 뛰었다. 2021년에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 1000만 대에 달했고 매출은 837억 6000만 위안으로 최고점에 도달했다.

2019-2021년 화친의 매출 TOP5. 화친기술 기업 투자 설명서

2019-2021년 화친의 매출 TOP5. 화친기술 기업 투자 설명서

선두주자 윙텍은 이미 2015년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또 다른 경쟁자 롱치어는 지난 5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IPO 설명서를 제출했다. 화친은 2020년 중국판 나스닥 ‘커촹반(科創板)’ 상장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2022년 4월, 화친은 상하이 증권거래소로 이적해 55억 위안 모금 계획을 밝혔다. 올해 IPO에 성공할 수 있을지, 투자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인텔캐피탈, 상하이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장장가오커(張江高科), CMS캐피털 등이 화친의 주주다.

🔎 화친 자세히 보기

화친이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화친 제품 라인은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 웨어러블, AIoT 제품 및 스마트 하드웨어 제품을 망라한다. 주요 스마트 하드웨어 제품에 대한 핵심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의 경우 제품 개발 및 제조 과정에서 일련의 기술을 갖추고 독자적인 지적 재산권 체계를 갖추고 있다.

2022년 1월 31일 기준 20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800개 이상의 발명특허와 1000개 이상의 소프트웨어 저작권이 있다.

연구·개발(R&D) 투자 측면에서 화친은 현재 중국 5곳의 지역에 R&D 센터를 두고 있으며 인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해외 제조 거점을 마련했다. 2019~2021년 3년간 누적 R&D 투자금액은 75억 8400만 위안으로 관련 업무를 전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화친에 따르면 현재 1만 2471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직원의 37.63%를 차지한다. 모바일 제품, 컴퓨팅 업무, 데이터 업무, 혁신 비즈니스, 자동차 전장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그러나 화친의 주변엔 치열한 경쟁과 낮은 마진 등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2021년 화친의 수익률은 7.75%로, 2020년 9.9%에 비해 하락세를 보여 10%를 넘지 못하는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화친의 2019~2021년 3년간 누적 연구개발 투자액은 75억 8400만 위안으로 전체 매출보다 상대적으로 연구개발 비중이 낮은 편에 속한다.

게다가 화친 매출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삼성이 최근 화친이 아닌 윙텍에 발주를 넣었다. 윙텍은 삼성에 4500대의 휴대폰, 태블릿 제품을 오는 하반기부터 납품한다. 발표 직전 화친테크가 삼성의 수주를 따낼 것이라는 업계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결과는 윙텍의 승리였다. 세계 주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이마저도 떼오지 못하면 화친의 매출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나 레노버, 오포 등의 기업 발주도 받고 있지만 글로벌 ODM 업체 출하량이 크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화친이 어떤 회심의 카드를 꺼낼지가 업계의 관망포인트다.

이런 화친의 해답은 스마트 하드웨어 분야다. 역점 사업은 스마트폰이지만, 해당 분야에서 축적한 연구 개발 능력 및 디자인 능력을 십분 활용해 ‘1+N+1+1+1’(스마트폰+소비자 전자제품+기업용 데이터 센터 제품+자동차 전자제품+소프트웨어) 제품을 개발하겠다 밝혔다. 동시에 서버(server)와 전장부품 등 추가 시장을 발굴하여 전 세계적인 스마트 제품 하드웨어 플랫폼을 아우르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스마트 웨어러블 장치의 경우 2019~2021년 각각 8억 5600만 위안, 26억 8000만 위안, 32억 8200만 위안의 판매 수익을 기록했으며 이 기간복합 연간 성장률은 거의 100%에 달했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카운터포인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진출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화친 역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9~2021년 년 화친의 해외 판매 수익은 주요 비즈니스 수익의 각각 431.38%, 49.15%, 67.20%를 차지했으며 지분 투자를 통해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및 기타 국가에 제조 기지를 설립해왔다.

사진 DIGI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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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친은 주식 상장으로 총 55억 위안을 모금할 계획이다. 이 중 14억 위안은 소비자 가전 스마트 단말기 제조 프로젝트에, 7억 4900만 위안은 난창 노트북 스마트 생산 라인의 재건 및 확장 프로젝트에, 15억 위안은 상하이 R&D 기술 센터 프로젝트에 사용한다. 또 화친 실크로드 본사 프로젝트와 우시 R&D 센터 등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화친은 투자설명서에서 “지능형 하드웨어 제품 구조가 점점 더 풍부해짐에 따라 R&D 및 제조 투자가 계속 증가할 것이며, 동시에 영업이익은 고속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을 등에 업고 매출 고속 성장을 이룬 화친. 스마트폰을 넘어 어떤 신기술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은수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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