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 휩쓴 중국 앱② 틱톡 회사가 만든 동영상 편집앱 ‘캡컷’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차이나랩’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중국 앱 틱톡(抖音·TikTok)의 글로벌 확산세로 우려가 짙어지는 가운데, 제2, 제3의 틱톡이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틱톡과 함께 미국 앱스토어 다운로드 1~3위를 휩쓴 테무(Temu)와 캡컷(CapCut) 얘기다. 테무는 모바일 쇼핑으로, 캡컷은 동영상 편집으로 미국 시장을 사로잡았다. 틱톡에 이어 미국 시장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테무와 캡컷을 2주에 걸쳐 시리즈로 소개한다.

관련기사

2월 21일 iOS 미국 시장 앱 다운로드 순위.

2월 21일 iOS 미국 시장 앱 다운로드 순위.

틱톡의 ‘동생 앱’ 캡컷의 다운로드 추이가 심상치 않다.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2023년 3월 26일까지 한 달간, 미국 앱스토어(애플+구글 안드로이드) 다운로드 1~4위를 모두 중국 앱이 차지한 가운데, 동영상 편집 앱 캡컷이 모바일 쇼핑 앱 테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3위와 4위는 각각 틱톡과 쉬인(SHEIN) 순이었다.

캡컷은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字节跳舞)가 만든 동영상 편집 앱이다. 캡컷은 지난해 한때 미국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에 올랐으며, 이후 지금까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소위 틱톡의 동생 앱이지만 지금은 틱톡보다 더 많은 사람이 내려받는 인기 앱에 등극했다.

캡컷. 사진 상관신원 캡처

캡컷. 사진 상관신원 캡처

센서타워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캡컷의 글로벌 다운로드는 약 43% 증가, 4억 회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이후 캡컷 다운로드의 7%가 미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뎬뎬데이터(点点数据)에 따르면, 현재 캡컷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이미 2억 명을 돌파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캡컷은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 산하 동영상 편집 앱 ‘젠잉(剪映)’의 글로벌 버전이다. 틱톡이 더우인(抖音)의 해외판인 것과 같은 이치로, 지난 2020년 4월 글로벌 버전이 출시됐다.

젠잉 화면. 사진 리취 캡처

젠잉 화면. 사진 리취 캡처

캡컷의 인기는 먼저 틱톡의 인기와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똑같이 바이트댄스 산하의 앱으로서, 캡컷은 숏 비디오 앱 틱톡과 긴밀히 연계될 수 있는 동영상 앱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틱톡은 플랫폼 내에서 캡컷 홍보에 공을 들였다. 편집이 필요한 영상에는 통상적으로 캡컷 다운로드 링크가 달렸고, ‘템플릿 체험해보기’ ‘동영상 편집을 쉽게 하려면’ 등의 광고 카피를 덧붙였다.

다음으로, 캡컷은 사용법이 간단한 데다 정기적으로 특색있는 템플릿을 출시하면서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여기에 틱톡이라는 인기 앱과 결합하며 무한대의 확장성을 얻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5월 처음으로 미국 내 캡컷 다운로드양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적인 사진에 3D 효과를 줄 수 있는 ‘3D 줌(Zoom)’ 템플릿을 출시한 효과였다. 2022년 핼러윈과 크리스마스 전후로는 시즌 맞춤형 템플릿을 선보인 결과, 일평균 다운로드 수가 수십만 회에 달했다.

그밖에 인공지능(AI) 기술의 보급에 발맞춰 캡컷 팀은 관련 기능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이용자가 원본 영상을 올리면 몇 초 만에 편집된 동영상을 생성하는 기능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틱톡과 캡컷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자사의 강력한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모바일 앱 제국’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한편, 틱톡에서 파생된 중국 앱 캡컷 역시 틱톡처럼 역풍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중국 앱에 대한 우려가 짙어짐에 따라, 틱톡의 동생 앱인 캡컷 역시 ‘요주의 앱’으로 주목받는 상황이다. 구글의 전 CEO 에릭 슈밋이 설립한 싱크탱크 SCSP(Special Competitive Studies Project)는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캡컷, 쉬인, 테무 등 중국 앱은 틱톡과 비슷한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중국 앱 공포증’이 과도하게 확대되고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캐나다 연구기관 시티즌 랩(Citizen Lab)의 고급연구원 로터스(Lotus Ruan)는  “틱톡의 굴기와 중국 앱의 ‘해외 진출’로 사람들이 중국 앱의 존재를 너무 크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실질적으로 데이터 보안 문제 측면에서 중국 앱과 미국 앱 간에는 별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보안 이슈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틱톡과 캡컷의 모기업 바이트댄스는 지난해(2022년) 세전 순이익 250억 달러(약 33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의 대기업 알리바바, 텐센트보다도 좋은 실적이다. 틱톡에 이어 캡컷까지 글로벌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바이트댄스를 둘러싼 관심과 우려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