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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휩쓴 중국 앱① 핀둬둬가 낳은 모바일 쇼핑앱 TEMU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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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앱 틱톡(抖音·TikTok)의 글로벌 확산세로 우려가 짙어지는 가운데, 제2, 제3의 틱톡이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틱톡과 함께 미국 앱스토어 다운로드 1~3위를 휩쓴 테무(Temu)와 캡컷(CapCut) 얘기다. 테무는 모바일 쇼핑으로, 캡컷은 동영상 편집으로 미국 시장을 사로잡았다. 틱톡에 이어 미국 시장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테무와 캡컷을 2주에 걸쳐 시리즈로 소개한다.

미국의 쉬인, 위시, 테무 순방문자(UV) 추이. 사진 eMarketer

미국의 쉬인, 위시, 테무 순방문자(UV) 추이. 사진 eMarketer

지난해 9월 출시된 중국 앱 테무가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2023년 3월 26일까지 한 달간, 미국 앱스토어(애플+구글 안드로이드) 다운로드 1~4위를 모두 중국 앱이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 1위는 모바일 쇼핑 앱 테무였으며, 2위는 동영상 편집 앱 캡컷, 3위와 4위는 각각 틱톡과 쉬인(SHEIN) 순이었다.

테무 앱. 사진 财经故事荟

테무 앱. 사진 财经故事荟

테무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拼多多·PDD홀딩스)가 만든 해외 직구 쇼핑 앱이다. 앞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쉬인과 비슷한 유형의 앱이라고 할 수 있다. 주로 중국 업체의 의류와 가구 등 소비재(FMCG)를  미국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플랫폼이다. 상대적으로 늦게 미국에 진출했지만, 단 8개월 만에 미국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핀둬둬답게’ 극가성비 전략

중국 매체들은 테무의 빠른 성장 비결은 모기업 핀둬둬의 자금력과 비즈니스 전략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아마존 천하’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2022년 아마존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했다. 이렇게 강력한 경쟁자에 맞서 어떻게 생존하느냐가 테무의 최대 과제였다.

사진 바이두백과

사진 바이두백과

2022년 9월, 미국 나스닥에 상륙한 핀둬둬는 10억 위안(약 1912억 원)을 쏟아부어 대대적인 광고를 한다. 30초짜리 광고를 황금 시간대에 내보내며, 테무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것이다. 이와 동시에 SNS 마케팅도 진행했다. 할인 혹은 무료 상품 프로모션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끌어모아, 테무 앱을 내려받아 가입하도록 유도했다. 기존 가입자 추천으로 테무에 가입한 친구가 일정 수를 넘으면, 그에 따른 혜택을 현금으로 주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썼다.

한편, 기존 가입자 수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테무는 가성비 전략에 집중했다. 테무 앱에 들어가 보면, 대대적인 할인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이는 모기업 핀둬둬의 중국 내 전략과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 핀둬둬 역시 창립 초기 초저가 전략으로 알리바바와 차별화를 시도했었다. 단시간 내에 유입량을 늘리고, 이로써 박리다매 효과를 누린 것. 이후에는 기존에 확보한 유입량을 기반으로 규모의 효과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쉬인 좇아 미국에 온 중국의 다크호스 

중국 국내 시장에서 핀둬둬가 알리바바의 뒤를 따른 다크호스였다면, 지금 테무는 쉬인을 따라 미국 시장에 친출한 후발주자다. 테무는 동남아 시장을 해외 진출의 주 타깃으로 삼은 알리바바와 달리, 해외 진출의 첫 번째 장소로 미국을 택했다. 핀둬둬의 이러한 선택에는 앞서 미국에서 두각을 나타낸 쉬인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쉬인은 미국의 젊은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단기간 내 해외 직구 모바일 쇼핑 앱으로 입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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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줴중궈

사진 스줴중궈

테무는 쉬인의 성공 모델을 거울삼아, 물류와 공급업체가 잘 갖춰진 중국 광둥(广东)에 대형 창고를 마련하고, 소포장 물류 수송 방식을 사용해 미국 시장으로 물건을 발송, 다시 미국 본토의 물류라인을 통해 화물을 각 배송지로 날랐다. 물론 두 회사의 공급라인 체계에는 차이가 있다. 테무는 자금을 절약하고 해외에 별도로 창고 시설을  마련하지 않았다. 쉬인이 두바이, 이탈리아 등지에 물류 중계 창고를 마련한 것과 다른 점이다.

공급라인 관리의 경우, 판매자가 테무에 등록 후 샘플과 가격 등을 제출해 테무의 심사를 통과하면, 플랫폼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되며, 이후의 제반 사항은 모두 핀둬둬가 맡아서 마케팅, 판매, 배송 서비스를 처리한다.

이러한 공급 구조는 재고 압박 및 자체 생산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이후 서비스를 도맡에 처리함으로써 제품 퀄리티 관리 및 프로모션 진행 측면에서 자유로워진다는 이점이 있다. 반대로 공급업자 입장에서는 쇼핑몰 개설을 위한 마케팅 비용 및 운영 부담을 줄이고, 제품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테무도 틱톡 전철 밟을까?

이른바 ‘테무 열풍’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중국 매체 차이징자오찬(财经早餐)은 테무가 미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해외 창고 건설 및 A/S 서비스 거점 보완이 필요하다. 일단 주문량이 늘어나면 지금의 광둥 창고로는 배송 효율을 유지하기 어려우리라는 것. 만약 이후 미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로 해외 시장을 확장하게 된다면, 지금처럼 국내 창고만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해외에 창고를 만드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미 고객을 위한 A/S 서비스 거점도 현지에 더 많이 마련하여 사용자 체험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둘째, 프로모션 없이도 거래량을 유지할 수 있는 경쟁력이 필요하다. 테무가 대대적인 할인과 프로모션으로 단기간 내에 유입량을 크게 늘린 것은 사실이지만, 쉬인에 비해 GMV(총 상품판매액)는 여전히 적다. 현재 테무는 모기업 핀둬둬의 자금력에 기대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후 업계에 새로운 강자가 나타날 경우 현재의 방식으로 여전히 대규모 유입량과 이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정세도 테무에게는 장벽이 될 수 있다. 현재 미국 당국은 틱톡의 확산세를 주시하고 있다. 중국 앱이 중국 공산당의 정보 수집에 사용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틱톡은 이를 부정하고 있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틱톡 금지에 이어 퇴출까지도 고려하는 분위기다. 마찬가지로 중국 출신 앱인 테무도 추후 널리 보급된다면 똑같은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얼마 전 핀둬둬의 안드로이드 앱에 사용자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악성 소프트웨어가 탑재됐던 것으로 알려지며, 핀둬둬 산하 테무 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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