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지 않는 투자” 中 엘리베이터 신화 쓴 이 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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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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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산업은 시장 경제의 환경을 평가하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경제가 안정되면 기업은 여윳돈을 풀어 광고 비용을 높이고, 침체하면 일제히 비용을 줄인다. 예산 확정조차도 불확실해 광고업계는 큰 타격을 받는다.

중국 CTR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중국 광고 산업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역성장한 산업은 ‘엘리베이터 광고’다. 엘리베이터 탑승 시 광고판을 볼 수 있도록 LCD 화면 등의 형태로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이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 승강기 광고 시장 규모는 2021년 230억 위안에 달했으며, 옥외 광고 중 가장 영향력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2023년 중국 엘리베이터 광고 산업의 시장 규모를 4712억 4000만 위안으로 예측했다.

엘리베이터 매체가 사랑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더 폐쇄적인 환경, 집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 고(高) 빈도로 이용되는 속성으로 사용자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사진 신차오미디어

사진 신차오미디어

중국 엘리베이터 광고는 신차오미디어(新潮傳媒·신차오촨메이, 이하 신차오)와 펀중미디어(分眾傳媒·Focus Media)로 양분되어있다.

펀중미디어는 2003년 설립된 중국 최초의 엘리베이터 광고 회사다. 전국 230여개 도시에서 약 260만개의 엘리베이터에 광고를 노출하고 있으며 알리바바, 텐센트, KFC, 샤오미 등 대기업 브랜드부터 중소규모의 브랜드까지 약 5400여 회사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펀중의 엘리베이터 광고판은 매일 약 3억명에 달하는 사람에게 노출되고 있다.

설립과 동시에 소프트뱅크, 중국 문화투자회사 딩후이(鼎暉), 골드만 삭스 등의 거물 투자 기업이 4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2005년엔 미국 나스닥에, 2015년 중국 선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2013년 나스닥 상장 폐지)

2017년 120억 1천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 중국 광고 미디어 1위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 알리바바가 펀중미디어에 150억 위안을 투자하며 지분 약 10%를 인수했다. 2022년 5월 포브스 글로벌 기업 2000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야말로 일인자 답다.

사진 펀중미디어

사진 펀중미디어

신차오 미디어는 펀중에 비해 역사가 짧다. 2007년 청두 설립, 2016년에서야 본격적으로 베이징, 상하에 등 1선 도시에 진입하게 된다. 2017년 말까지 신차오는 F라운드 자금 조달을 완료하여 회사 가치가 100억 위안을 초과했다. 주주 정보에 따르면 신차오미디어의 최대주주는 징둥 산하의 충칭 징둥하이쟈전자상거래유한공사(重慶京東海嘉電子商務有限公司)로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두, 구쟈 가구그룹(顧家集團), 훙싱메이카이룽(紅星美凱龍)가구 그룹 등도 신차오의 주주다.

그럼에도 일인자 펀중미디어의 기세를 뛰어넘을 수 없었다. 이때 신차오는 엉뚱하지만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가격전쟁이다.

2018년 신차오는 40억 위안의 투자를 받은 직후 펀중미디어의 ‘고객 쟁탈’을 선언했다. 2015~2017 펀중미디어에 1억 위안 이상을 투자한 고객, 그들의 광고 의사 결정자가 신차오와 만나기만 하면 1000만 위안의 광고자금을 지원했다. 또 펀중보다 50% 할인된 가격으로 광고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신차오의 폭탄 가격 전쟁으로 한때 광고 업계는 떠들썩했다. 승자는 누구였을까. 두 기업 모두 패(敗)한 전쟁이 됐다. 2019년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펀중미디어는 매출 57억 17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감소했다. 순이익은 7억 78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76% 감소했다. 2018년 신차오미디어의 매출은 10억 위안, 순손실은 10억 7400만 위안으로 기록됐다. 무리한 신차오의 카드는 통하지 않았다. 적자는 지속했다. 2020년 초, 신차오는 경영난으로 20명의 관리 경영진을 포함한 직원 500명을 해고했다.

최후의 대결 

그러나 신차오는 멈추지 않고 다른 전략을 폈다. 바로 접근성이다.

‘엘리베이터 일인자’라는 선제적 우위를 바탕으로 펀중 미디어는 1, 2선 대도시에 더욱 집중했다. 오피스 빌딩이나 고급 주거지역을 주요 광고처로 삼았다. 반면 신차오는 대도시 근교, 중국의 3, 4선 도시에 접근했다.

2018년 펀중미디어 역시 2·3선 도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이미 신차오에 잠식된 후였다. 2021년엔 3, 4선 도시의 광고판 절반을 철수해야 했다. 신차오의 3,4선 도시 공략은 2020년 전면적인 흑자를 달하게 했다 (구체적인 흑자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2022년 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신차오 엘리베이터는 전국 110개 도시에 스크린 총수(스마트 스크린+LCD)는 총 66만 개로, 펀중미디어의 69만 9000대에 근접한다.

저선도시 배치 지점의 압도적 우위가 펀중을 상대로 시장을 선점하는 승부처가 됐다. 신차오의 계속되는 압박 속에 엘리베이터 광고 전쟁은 서서히 종국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 신차오미디어

사진 신차오미디어

바이두, 징둥도 투자… 돈줄 끊이질 않는 신차오

후발주자로서 신차오가 계속해서 펀중에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 바로 넉넉한 자본이다. 설립 초반엔 강력한 자금줄은 없었거니와, 매력적인 비즈니스로 통하지 않던 신차오였다.

2013년 신차오 미디어 창업자 장지쉐(張学學)는 지역사회용 엘리베이터 TV를 출시했지만 2014년에야 6000만 위안의 엔젤 라운드 자금을 조달받았다. 2015년 8월 신차오는 성화미디어(聲畫傳媒) 인수합병을 완료하면서 자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OP 조명(Opple Lighting·歐普照明)과 구쟈 가구그룹(顧家集團)로 부터 10억 위안을 투자받았다. 2018년, 신차오는 UPI에 공개적 홍보를 시작하면서 게임에서 치트키를 사용한 것처럼 자금 조달 속도가 빨라졌다.

2018년 4월 청두 하이테크구 산업 선도 기금은 신차오에 20억 위안을 투자했다. 당해 11월, 바이두의 전략적 투자 발표가 있었다. 신차오는 2020년부터 바이두 스마트 클라우드(百度智能雲)와 손잡고 5G 엘리베이터 스마트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또 바이두의 선도적인 AI 보안 기능, ‘만물지능(Intelligence of Everything, 万物智能)’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엘리베이터 IoT 보안 운영 플랫폼”을 구축했다.

센서 모듈과 AI 카메라를 통해 엘리베이터 운영 데이터를 수집하고, 5G 전송 및 에지 클라우드 융합 플랫폼을 통해 관련 데이터를 분석 및 처리한다. 엘리베이터 기본적인 정보 관리, 실시간 상태 모니터링, 오류 감지, 유지 및 보수 등의 기능을 실현해 사용자에게 안전한 엘리베이터 탑승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사진 바이두

사진 바이두

바이두뿐만 아니다. 2019년 8월 징둥도 신차오에 10억 위안을 투자한 데 이어 2021년 9월 다시 한번 신차오에 투자해 추가해 현재 1대 주주가 됐다. 많은 자본의 집단적 지원 아래 신차오는 펀중과의 대결에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엘리베이터의 스마트화, 신차오가 한 일은?

오늘날 엘리베이터 광고는 스마트 스크린, LCD, 포스터의 세 가지 형태로 나뉘며 디지털화 추세에 힘입어 스마트 스크린은 이미지와 음성 효과가 더욱 두드러질 뿐만 아니라 LCD와 포스터 광고판보다 각각 30%, 50%의 광고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스마트 스크린이 가성비로 통하면서 점차 광고주들이 해당 플랫폼에 눈독 들이는 이유다. 베이징의 경우 설치된 스마트 스크린이 시장 점유율 1위로 8만 9000여 대에 달하며 LCD와 포스터 수를 합친 것 보다 많다.

신차오미디어는 2017년 부터 오프라인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왔다. 신차오는 “커뮤니티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하여 고객의 비즈니스 성공을 돕는다”라는 사명을 내걸고 “커뮤니티 최초의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구축”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안정적이고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징둥, 바이두의 탈민(脱敏)사용자 데이터와 결합해 불특정 다수의 이미지를 만들고, 광고주의 타깃 사용자와 매칭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전통적인 수동 모드의 트래픽 모델을 기계식으로 대체하며 성숙한 디지털 상업 플랫폼을 사용한다. 이는 광고 효과를 즉시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예산과 마케팅 목표를 가진 고객들(광고주)을 위해 신차오미디어는 6대 상품도 개발했다. 아래와 같은 여섯 가지 상품을 통해 고객 브랜드 확산과 매출 증가를 돕는다.

① 대규모 커뮤니티 (引爆社区)

:신상품이나 신생 인터넷 브랜드 같은 인지도를 빠르게 높여야 하는 광고주에게 적합하며, 높은 빈도+반복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 다가감.

② 레이블 선별
:정확한 목표와 한정된 예산을 가진 광고주. 반려동물 관련 브랜드일 경우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는 동네에서 광고를 집행.

③ 하침 시장(下沉市场)
:3~5선 이하 도시 사용자를 타깃으로 하는 광고주로, 가성비가 높은 방식

④ LBS 위치기반서비스
: 광고 판촉물과 3km 범위에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광고주에게 적합, 타임세일과 같은 프로모션이 가능함.

⑤ 전자 상거래 연동
:신소매, 전자 상거래 채널이 발달하여 전자 상거래 판촉 수요가 높은 광고주

⑥ 가격 입찰
:요구가 높지 않지만 브랜드 홍보가 필요한, 예산이 한정된 광고주

사진 펀중미디어

사진 펀중미디어

신차오 미디어는 단순한 광고 미디어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신차오미디어의 장지쉐(張繼學)CEO는 2020년 열린 브랜드 콘퍼런스 연설에서 “한 사람이 하루 3.75번, 약 2분 동안 엘리베이터를 드나든다. 바로 이 시간이 광고 및 마케팅에 가장 최적화된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신차오 미디어의 목표에 대해 언급했다. “10년 이내에 10만 곳의 단지에 200만 개의 스크린을 설치하고, 1억 개의 가구와 3억 4천만 명의 국민에게 매일 2분씩 광고를 접하도록 할 것이다. 그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디지털을 느끼고, 각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며 유쾌하고 흥미로운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은수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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