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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도 아름답지만, 책들의 숲도 아름다워[BOOK]

중앙일보

입력

책표지

책표지

지혜의 숲으로 
글·사진 김언호
한길사

보는 책이다. 판형도 시원하다. 가로·세로 20✕28㎝. A4 용지 크기다. 하드커버 표지를 넘기면 문장은 한 움큼, 348쪽 책의 대부분이 서가 사진, 고판본 확대사진, 책을 보는 사람들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니까 책은, 책 사진을 보는 책, 책을 보는 책이다.

책 '지혜의 숲으로' 에 수록된 사진. [사진 한길사]

책 '지혜의 숲으로' 에 수록된 사진. [사진 한길사]

책의 메시지는 뒷전인가. 저자를 확인하면 오해가 풀린다. 1970년대 문화운동의 하나로 출판을 시작해 빛나는 출간 목록으로 어두컴컴하던 시대를 불 밝힌 출판인 김언호씨다. 그의 유수의 세계 책방 순례는 익히 알려진 터. 가까운 중국·일본부터 멀리 영국·벨기에·미국까지, 9개국의 탐나는 서점들에서 직접 찍은 빠져 드는 사진들 사이에 책과 독서를 예찬하는 짧은 글들을 끼워 넣었다.

책 '지혜의 숲으로' 에 수록된 사진. [사진 한길사]

책 '지혜의 숲으로' 에 수록된 사진. [사진 한길사]

이미지를 글로 옮기는 것은 무모한 일. 만국 공통 서점 문화를 감상하려면 직접 책장을 넘기는 수밖에 없다. 메시지는 전할 수 있다. 이런 문장들이 보인다.

 "한 권의 책이란 그 책이 탄생하는 시대와 사회의 삶의 조건", "한 권의 책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수많은 책들이 임립(林立)해서 더 아름답습니다. 책들의 숲입니다", "책과 독서는 새로운 역사를 구현해내는 지혜이고 역량."
 기꺼이 공감하게 되는 문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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