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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 했다...이강인, 악연의 발베르데와 치열한 승부

중앙일보

입력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잉와의 평가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잉와의 평가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강인(22·마요르카)은 ‘유니크(Unique)’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1-2로 졌다. 이강인은 비록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으나 풀타임을 소화하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 24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15분 교체 투입됐던 이강인은 이날 선발 기회를 잡았다. 작년 12월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 이후 다시 선발출격한 이강인은 자신이 왜 선발로 나서야 하는지 증명했다.

손흥민(토트넘)이 콜롬비아전처럼 중앙에서 자유롭게 프리롤로 나서면서, 이강인은 주로 오른쪽 측면에서 뛰었다. 왼쪽 측면 공격수 이재성(마인츠)과 자리를 맞바꾸기도 했다. 전반 13분 손흥민이 침투패스를 찔러주자 이강인이 빙그르 돈 뒤 왼발슛으로 쐈다. 아쉽게 상대 선수 몸에 맞고 나갔다. 전반 25분 이강인의 왼발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강인은 왼발잡이지만 오른발도 잘 쓰는 걸 보여줬다. 전반 38분 특유의 페인팅 동작으로 돌파한 뒤 정확한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지만 아쉽게 황의조(서울) 머리에 닿지 않았다. 전반 40분과 추가 시간에 드리블 돌파 과정에서 상대에 걸려 넘어져 프리킥을 얻어냈다. 전반에 적극적인 헤딩 경합도 펼쳤다.

우루과이전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펼친 이강인(오른쪽). 김종호 기자

우루과이전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펼친 이강인(오른쪽). 김종호 기자

후반 초반에도 수비수를 끌고 다니면서도 크로스를 올렸다. 1-2로 뒤진 후반 막판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오현규가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어시스트를 올릴 수 있었지만 아쉽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이강인이 클린스만호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첫 경기다. 손흥민이 있으니 아직 에이스라는 호칭은 그렇지만, 이강인이 한국 축구에서 유니크한 스타일임을 입증했다”고 했다. 10살이던 2011년 스페인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한 이강인은 기존의 한국선수와는 다른 독특한 돌연변이로 성장했다.

다만 한 위원은 “손흥민이 중앙으로 나섰고, 이강인과 이재성도 전문적인 윙어는 아니다. 황희찬 같은 파괴력 있는 선수가 없다 보니 전반에 공격의 폭이 잘 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손흥민과 공존 가능성을 보여주면서도 숙제도 남겼다.

4개월 만에 리턴매치를 치른 이강인(오른쪽)과 발베르데뉴스1

4개월 만에 리턴매치를 치른 이강인(오른쪽)과 발베르데뉴스1

이강인은 악연의 우루과이 페데리코 발베르데(25·레알 마드리드)와 또 한번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킥오프를 앞두고 전광판에 발베르데가 나오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발베르데가 작년 11월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한국전에서 이강인에게 태클을 한 뒤 주먹을 지르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인 발베르데는 지난달 스페인 라리가 경기에서 마요르카 이강인에게 거친 태클을 가해 경고를 받기도 했다. 2017년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눈을 찢는 인종차별 세리머니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두 선수는 전반에 큰 충돌은 없었지만, 후반 3분 발베르데가 이강인을 거칠게 밀어 파울이 선언됐다. 발베르데는 이와 별개로 자신의 예상 이적료가 왜 1억 유로(1400억원)에 달하는지 보여줬다. 전반 7분 강력한 왼발 논스톱슛을 쐈는데 골키퍼 조현우가 몸을 날려 겨우 막아냈다. 전반 10분 발베르데가 왼쪽에서 정확한 코너킥을 올려 세바스티안 코아테스(스포르팅)가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발베르데는 한국 관중석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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