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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총기 난사 올해만 129번째…이번엔 초등학교, 6명 숨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테네시주(州)의 한 초등학교에서 27일(현지시간) 총기 난사로 9세 학생 3명을 포함해 6명이 숨졌다.

"총격범 학교 세부지도 갖고 있었다"

CNN에 따르면 테네시주 주도인 내슈빌의 기독교계(장로교) 사립초등학교인 커버넌트스쿨에서 이날 오전 총격을 받은 윌리엄 키니 등 9세 학생 3명과 캐서린 쿤스 교장 등 60대 어른 3명은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총격범은 911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범인은 당시 돌격소총 2정과 권총 1정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경찰은 이 학교 졸업생으로 알려진 28세 트렌스젠더 여성 오드리 헤일을 범인으로 특정하고 난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2023년 3월 27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초등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뒤 학부모들을 만나기 위해 학생들이 버스에서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23년 3월 27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초등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뒤 학부모들을 만나기 위해 학생들이 버스에서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경찰은 총격 몇 시간 후 학교에서 3마일(약 4.8㎞) 떨어진 헤일의 집을 수색했다. 헤일은 입구를 포함한 세부 지점을 표시한 교내 지도를 소지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 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커버넌트스쿨은 2001년 설립돼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209명의 학생이 다니고,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 42명이 근무하고 있다.

헤일은 커버넌트 스쿨 외에도 내슈빌 내 다른 곳에서도 범행을 저지르려고 했지만, 보안이 철저해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이 전했다.

CNN은 "헤일에게 범죄 전력은 없었으며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헤일은 테네시주에 있는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지난해부터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5월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의 목숨을 앗아간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사건 등 미전역에서 총기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벌어졌다.

올해 들어 미국 내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급증하는 상황이다. 미 비영리재단 총기 폭력 아카이브(GVA)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129번째 총기 난사 사건이다. 총격범을 빼고 4명 이상이 희생되면 총기 난사로 규정한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3월 19일과 2021년 3월 말에 각각 100번째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2018∼2020년은 5월 말에 100번째를 기록했다. 그만큼 올해 총기 난사 사건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희생자를 애도하면서 의회에 총기규제법 통과를 재차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는 총기 폭력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면서 "총기는 우리의 공동체를 파괴하고, 이 나라의 영혼을 찢어 놓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격 소총 등 공격무기 금지 법안을 공화당이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 주 내슈빌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후 사람들이 모여 기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 주 내슈빌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후 사람들이 모여 기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는 "군대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태와 연루된 아이, 교사 모두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앓을 수 있다"며 "이들의 정신 건강을 돌보는 일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공화당이 공격용 무기를 금지하고 신원 조사 시스템의 허점을 막고 총기의 안전한 보관을 요구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기 전에 얼마나 더 많은 아이가 죽어야 하느냐"며 공화당을 압박했다.

WP에 따르면 1999년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미국에서 34만8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교내 총기 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가디언은 2020년 미국 내에서 총기류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지목됐으며 자동차 사고를 추월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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