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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트라우트 잡고 끝냈다…일본, 통산 3번째 WBC 우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마운드에 오타니 쇼헤이(29·일본)가 섰다. 타석에 마이크 트라우트(32·미국)가 등장했다. 일본이 3-2로 앞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9회 초 투아웃. 이보다 더 극적일 수 없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 팀 동료인 두 수퍼 스타가 맞닥뜨렸다.

오타니(위 정면)가 22일(한국시간) WBC 결승전에서 9회 초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를 삼진으로 잡고 우승을 확정한 뒤 마운드로 달려온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위 정면)가 22일(한국시간) WBC 결승전에서 9회 초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를 삼진으로 잡고 우승을 확정한 뒤 마운드로 달려온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결과는 삼진. 풀카운트에서 오타니가 던진 6구째 슬라이더에 트라우트는 세 번째 헛스윙을 했다. 일본의 간판 오타니는 두 팔을 벌리며 포효했고, 미국의 캡틴 트라우트는 고개를 숙였다. 일본이 '야구 종주국' 미국을 꺾고 14년 만의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이었다.

일본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WBC 결승전에서 3-2로 이겨 7전 전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6년 1회, 2009년 2회 대회에 이은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WBC에서 2회 이상 우승한 국가는 일본이 유일하다. 반면 지난 대회(2017년) 우승팀인 미국은 역대 최강팀을 꾸린 일본에 1점 차로 져 첫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프로야구 최강국인 두 나라의 결승전답게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포문은 2회 초 미국의 트레이 터너가 열었다. 8강전에서 역전 결승 만루홈런, 준결승전에서 홈런 두 방을 터트린 터너는 이날도 볼카운트 2B-1S에서 일본 선발 이마나가 쇼타의 4구째 직구를 걷어 올려 선제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터너는 이번 대회 홈런 5개를 기록하게 돼 2006년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남긴 역대 WBC 단일 대회 최다 홈런 기록에 타이를 이뤘다.

오타니가 22일(한국시간) WBC 결승전에서 9회 초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를 삼진으로 잡고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가 22일(한국시간) WBC 결승전에서 9회 초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를 삼진으로 잡고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은 곧바로 승부를 뒤집었다. 2회 말 공수교대와 동시에 타석에 선 4번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곧바로 동점 홈런을 터트렸다. 준결승전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인 무라카미는 미국 선발 메릴 켈리의 초구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리자 놓치지 않고 힘껏 잡아당겼다. 타구는 멀리 날아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무라카미가 경기 흐름을 바꾸자 다음 타자 오카모토 가즈마가 우전 안타로 화답했다. 일본은 1사 후 겐다 소스케의 좌전 안타와 나카무라 유헤이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든 뒤 라스 눗바의 1루수 땅볼로 3루 주자 오카모토가 홈을 밟아 역전 점수를 뽑았다.

오카모토는 4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쐐기포도 날렸다. 미국 불펜 투수 카일 프리랜드의 2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해 한 발 더 달아나는 값진 아치를 그렸다.

미국은 일본 마운드의 릴레이 호투에 막혀 좀처럼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3회 초 2사 1·2루에서 터너가 삼진으로 돌아섰고, 5회 초 2사 1·2루에선 카일 슈와버가 3볼에서 타격했다가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선두 타자 무키 베츠가 출루한 7회 초엔 1사 후 폴 골드슈미트가 유격수 앞 병살타로 돌아서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8회 초 슈와버가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때려내면서 뒤늦게 추격했지만, 9회 초 등판한 오타니를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무라카미(55번)가 22일(한국시간) WBC 결승전에서 2회 말 동점 솔로포를 터트린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무라카미(55번)가 22일(한국시간) WBC 결승전에서 2회 말 동점 솔로포를 터트린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네 번의 타석(3타수 1안타 1볼넷)을 소화하는 한편 경기 중반부터 불펜과 더그아웃을 수차례 오가며 마지막 등판을 준비했다. 그리고 결국 9회 초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MLB 최고의 타자들을 잇달아 잡아내고 일본의 우승을 확정하는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오타니가 열고, 오타니가 닫은, 기념비적인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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