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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극적 역전승 발판…오타니 “이런 게임이 되리라고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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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타니 쇼헤이가 21일(한국시간) 열린 WBC 멕시코와의 준결승에서 9회말 우중월 2루타를 때려낸 뒤 전력질주하고 있다. USA TODAY=연합뉴스

일본 오타니 쇼헤이가 21일(한국시간) 열린 WBC 멕시코와의 준결승에서 9회말 우중월 2루타를 때려낸 뒤 전력질주하고 있다. USA TODAY=연합뉴스

본인조차 믿기 힘든 하루였다. 전세가 기운 경기 막판 극적인 역전승을 이끈 주역은 “이런 게임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에서 멕시코를 6-5로 물리쳤다. 막판까지 4-5로 밀려 패색이 짙었지만, 마지막 9회말 공격에서 2점을 뽑아 결승행 티켓을 끊었다. 2006년 초대 대회 우승과 2009년 2회 대회 제패의 뒤를 이은 3번째 우승 도전이다.

이번 대회에서 전승 우승을 목표로 잡은 일본은 이날 고전했다. 선발투수로 나온 사사키 로키가 호투하다가 4회 루이스 유리아스에게 일격을 맞았다. 2사 1, 2루에서 던진 포크볼이 통타당해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중반까지 만회점을 내지 못하던 일본은 7회 동점을 만들었다. 요시다 마사타카가 2사 1, 2루에서 3점포를 터뜨려 균형의 추를 맞췄다.

이후 승부는 접전 양상이었다. 멕시코가 8회 2점을 뽑자 일본도 같은 이닝에서 1점을 따라붙었다.

그리고 이어진 일본의 9회 마지막 공격.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가 지오바니 가예고스를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냈다. 평정심을 유지하던 오타니는 일본 벤치를 향해 포효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루로 뛰던 도중에는 헬멧까지 벗어던지며 투지를 불살랐다.

기세가 오른 일본은 요시다가 볼넷을 골라낸 뒤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끝내기 2타점 2루타로 6-5 승리를 거뒀다.

극적인 역전승을 챙긴 일본 언론은 시시각각 속보를 타전하며 현지 소식을 전했다. 특히 이날은 물론 이번 대회에서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오타니의 코멘트가 닛칸스포츠와 마이니치신문 등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됐다.

오타니는 "결승 진출이 쉽지 않다는 점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게임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9회에는 반드시 출루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무엇보다 2루까지 갔던 점이 컸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동료를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바로 이날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무라카미다. 지난해 56홈런을 터뜨리며 1964년 오 사다하루의 54홈런을 넘어서 아시아인 단일 시즌 최다홈런을 경신한 무라카미는 이번 대회에서 내내 고전했다. 정타는 나오지 않았고, 찬스에선 침묵했다. 결국 타순도 4번에서 중하위 순번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그러나 이날 결정적인 적시타를 때려내 영웅이 됐다.

오타니는 "무라카미가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좋은 배팅을 보여줬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내일 결승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멕시코를 꺾은 일본은 22일 오전 8시 같은 곳에서 미국과 우승을 놓고 다툰다. 이번 대회에서 타율 0.450 1홈런 8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오타니는 "최고의 무대다. 즐거운 기분으로 내일을 맞이하고 싶다. 긴장은 되겠지만, 반드시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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