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韓 무기 지원되면 환영, 지도부 초청도 추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임선영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한국산 무기 지원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면서 한국 지도부 초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전쟁 1년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JTBC 취재진으로부터 "한국산 무기 지원을 계속 바라는가"란 질문을 받고 "한국산 무기가 지원된다면 환영한다"고 답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1년 AFP=연합뉴스

지난달 한국을 찾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한국 지도부에 대해 우크라이나 초청을 진행하고 있었고, 내가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 없을 때 (우크라이나) 총리의 한국 방문도 추진 중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을 우크라이나로 초청했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 멋진 나라(한국)에 대해 다른 나라들과 의논 중인 세부 사항들이 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기회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한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포탄을 수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심 중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으로 포탄 재고가 줄어들자 한국산 포탄을 수입해 미군의 부족분을 메운 바 있다. 미국은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포탄 공급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장기화하고, 러시아의 대대적인 공세를 앞두고 있어 포탄 등 무기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인도적·경제적 지원은 제공하지만 살상 무기는 지원하지 않으며, 수출된 포탄은 미국이 최종 사용자란 입장이다.

정부는 이번 미국의 포탄 수출 요청과 관련해서도 "현재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재확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는 주장을펴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을 결정할 경우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파탄 날 것”이란 날 선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당시에도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공급한 사실이 없으며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한국을 향해 이런 경고를 한 배경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 중인 폴란드에 잇따라 무기를 수출하는 상황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자국 무기를 지원한 뒤 그에 따른 전력 공백을 한국산 무기로 채우겠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한국이 결과적으로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우회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일각에선 한국이 미국에 포탄 수출을 결정할 경우 러시아가 이번에도 반발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