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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멈춰도 불안…6%대 대출금리 더 오를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기존 수준인 연 3.5%로 동결한 가운데, 은행권 대출금리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정부의 예대마진(예금·대출금리 차) 축소 압박에도 시장 상황 탓에 대출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5대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출금리를 집계한 결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53~6.42% 수준이다. 신용대출은 연 5.357~6.59%였다. 대출상품의 금리 상단이 서서히 내려가고는 있지만, 아직 6%보다 높다.

21일 서울의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금리 안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의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금리 안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상은 멈췄지만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은행채 금리는 최근 반등하고 있다. 이달 초 연 3.823%(2월 1일 평가사 평균치, 무보증·신용등급 AAA)였던 은행채 3년물 금리는 23일 기준 연 4.081%로 0.258%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은 보통 은행채 등 기준이 되는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 등을 빼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정한다.

정부의 예대마진 축소 주문 이후 일부 은행이 대출금리 하향 조정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5%포인트,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5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주담대 우대금리를 최대 0.45%포인트 확대하기로 했다. 인터넷 전문 은행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은행이 대출을 공급하는 데 드는 ‘원가’가 본격적으로 낮아지지 않는 한 대출자가 실제 금리 하락을 느끼기까진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전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앞으로 기준금리를 연 3.75%로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국제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시장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도 있다”며 “금리 상승이 금융소비자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이자 부담 완화에 대한 외부 요구가 이어지고 있어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지는 항상 검토 중이나, 대출에 드는 비용이 있기 때문에 빠르게 내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도 하락하는 추세기 때문에 대출금리는 점차 안정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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