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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실전논술] 필독! 인간과 사회 본질 탐구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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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논술 시험의 경향은 고전을 비판적으로 읽는 능력을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유와 평등, 개인과 사회, 이성과 감성, 삶과 죽음 등 인간의 보편적 문제를 다룬 고전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 것이다. 최근에는 인문.사회.자연과학 분야의 고전을 두루 제시문으로 인용해 통합적 사고를 유도하고 있다.

논술에 자주 출제되는 고전을 영역별로 정리했다.

올해는 북한의 핵실험과 한반도 전시 작전통제권 한국 이양, 중국의 동북공정 등 정치.외교 분야에서 이슈가 많았다.

다양한 국내외 문제를 현실적으로 분석하는 데 필요한 시각은 다윈이 쓴 '진화론'의 핵심 개념인 경쟁과 자연 선택 이론에서 얻을 수 있다. 이상적 시각은 인간의 이성을 중시한 자연법과 세계시민 정신을 강조한 칸트의 '계몽이란 무엇인가'를 참고할 만하다.

역사 문제가 한.중.일 사이의 정치 문제로 비화된 상황에서는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된다.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해석을 어떻게 평가하고 현실에 적용해야 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빈부 양극화 대책과 성장.분배 정책의 갈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활발했다. 이 논쟁의 사상적 기초는'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동 조절되는 시장경제를 국가가 통제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자본주의의 한계와 모순을 비판하면서 대안으로 사회주의를 내세운 마르크스의 '자본론'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복지국가 개념을 이해하는 또 다른 관점으로 공자의 '논어'와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활용해도 좋다. 성선설의 입장에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루소의 '에밀'도 권할 만하다.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집단이기주의와 저출산.고령화, 환경 오염 등을 이해하는 틀은 니부어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얻을 수 있다. 이성적.도덕적 존재인 개인이 집단에 속할 때 도덕성을 버리는 모순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정보화와 비주얼 시대를 비판적으로 인식하려면 '매체는 메시지다'고 밝힌 매클루언의 '미디어의 이해'를 보면 좋다. 감각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의 특징과 한계를 논할 때 실마리를 제공한다.

조지 오웰의 '1984년'은 정보화 혜택 속에서 인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느는 상황을 분석하는 데 좋은 관점을 보여 준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고전 예술을 검토할 만하다. 합리성과 비합리성의 관계를 고민하게 하는 초현실주의 작가 달리나 마그리트의 작품이 좋은 사례다. '시지프스 신화' '이방인' '구토' '변신' 등 실존주의 문학은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과학 분야 고전 중에서는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권한다. 과학적 지식의 절대성을 비판하고 상대성을 강조한 쿤은 과학자 집단의 폐쇄성이 권력을 형성하고 그에 유리하게 지식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황우석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상황에서는 한스 요나스의 '기술 의학 윤리'를 읽어볼 만하다. 과학 기술과 의학 발전에 따른 윤리 문제를 거론하면서 기술 사용에 대한 책임과 권력 통제를 강조한다.

가장 자주 출제되는 고전인 '장자'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스코스 윤리학'은 인간과 사회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필독서다.

강방식(동북고 교사.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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