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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총대를 메야 할까, 매야 할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아무도 나서서 맡기 싫어하는 일이 있다. 이렇게 모두가 꺼리는 공동의 일을 대표로 맡는 경우 관용적으로 ‘총대를 메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자주 쓰는 말이지만 막상 적으려고 하면 총대를 ‘메다’고 해야 할지, ‘매다’고 해야 할지 헷갈린다. ‘메다’와 ‘매다’는 발음으로는 철자와 의미를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적을 때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메다’는 어깨에 걸치거나 올려놓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총열을 장치한 전체의 나무를 의미하는 ‘총대’는 어깨에 올려놓아야 하는 것이므로 “총대를 메다”라고 해야 바르다.

‘매다’는 끈이나 줄 등의 두 끝을 엇걸고 잡아당겨 풀어지지 않게 묶거나 마디를 만드는 행동을 뜻한다. 따라서 “신발끈을 매다” “안전띠를 매다” “옷고름을 매다” 등과 같이 쓸 수 있다.

둘이 헷갈릴 때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다. ‘매다’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매듭을 짓거나 묶는다는 의미로 쓰인다. ‘매다’의 어간 ‘매-’에 사용된 모음 ‘ㅐ’를 살펴보면 그 모양이 꼭 매듭지은 모습처럼 보인다. 모음 ‘ㅐ’가 매듭을 묶은 모양이라고 기억해 두면 무언가 묶는 행위를 나타내는 단어 뒤에는 ‘매다’를 떠올릴 수 있다.

그렇다면 넥타이는 ‘메야’ 할까, ‘매야’ 할까. 넥타이는 어깨에 올려놓는 것이 아니라 매듭을 지어 묶어야 하는 것이므로 ‘매다’와 짝지어야 바르다. 배낭은 어떨까? 배낭은 매듭을 짓거나 묶는 일과는 관계가 없고 어깨에 걸쳐야 하는 것이므로 “배낭을 메다”고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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