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안보고 미 유학 '조건부 입학' 노려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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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수능이 끝나는 이 맘 때면 해마다 모든 수험생이 당락을 놓고 희비가 엇갈린다. 합격생들은 부푼 꿈을 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탈락생들은 다음 선택을 해야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여러 선택 중 국외로 눈을 돌리는 학생도 많아지고 있다. 그 중 미국은 개강 학기가 우리나라와 다른 9월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빠듯하게나마 준비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많이 희망한다.
상희(가명)는 국내 입시에 실패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 몇 년 전 필자를 찾아왔다. 상희는 고교성적이 좋지 않아 국내 4년제 대학을 가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유학을 목표로 영어를 따로 공부했거나, 미국 대학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는 등의 준비를 해 온 것도 아니었다. 대학 입시 결과가 좋지 않았고, 그렇다고 재수도 하기 싫었기에 막연히 유학을 생각하고 있었다.
상희는 상담 끝에 결국 미국에서 영어 공부를 한 뒤 조건부로 대학에 입학하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조건부 대학 입학은 미국 대학에서 수강에 필요한 영어 실력이 부족한 경우 택하는 방법이다. 대학이 지정한 어학연수 기관에서 ESL 프로그램을 들은 후 일정 수준에 오르거나 대학에서 요구하는 토플 점수를 내면 입학 허가를 하는 것이다. 조건부 입학은 미국의 모든 대학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학 입학 전까지 어학연수를 받고 갖춰야 하는 수준, 필요한 토플 점수는 학교마다 다르다. 상희는 조건부 입학이 가능한 대학들 중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2년제 대학을 택했다. 그 대학엔 자체 어학연수기관이 없었기 때문에 토플성적을 갖추지 못한 경우 사설 어학연수센터에서 일정 기간 연수를 받아야 했다.
상희는 2년제 대학 입학을 위한 지원서, 고교성적표, 지원 서류 등을 준비해 마감에 늦지 않게 대학으로 보냈다. 한 달 후 대학으로부터 조건부 입학이 가능하다는 편지와 함께 어학연수기관에서 발행한 I-20(입학 허가서)를 받아 미국 학생 비자를 받았다.
상희는 1월부터 어학연수를 시작했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다른 학생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어학연수만 하는 경우 간혹 여행·문화체험 등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 공부를 소홀히 한다. 하지만 상희는 빨리 연수과정을 끝내야 대학 입학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었기 때문에 입시 준비하듯 열심히 영어 공부에 매진했다. 그 결과 상희는 6개월 만에 중상급 수준에 올라가게 됐다. 결국 그 해 9월부터 2년제 대학에서 정식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그 후 1년 반이 지난 상희는 UCLA에 합격했다. 상희는 2년제 대학에 다니면서 학기마다 대부분 과목을 A를 받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 교내외 클럽 활동과 지역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편입 준비를 했다. 적극적인 학교 생활로 교수들로부터 좋은 추천서를 받을 수 있었다.
조건부 유학을 통해 상희처럼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형태의 유학이든 성공 여부는 유학생 본인의 노력에 달려있다. 한 번 실패했다고 좌절하지말고 다른 기회와 방법을 찾아 최선을 다한다면 더 좋은 인생 경험을 할 수 있다.
한편 미국 대학 진학 및 조건부 입학 설명회가 22일 오후 2시 강남구 대치3동 문화복지회관에서 열린다.

02-3469-1232, www.kaplankorea.co.kr

장영진 카플란센터코리아 정규유학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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