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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나가사키 방문 검토…日 피폭지 모두 방문하는 첫 대통령되나

중앙일보

입력

미국과 일본 정부가 내년 5월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이 또 다른 피폭지인 나가사키(長崎)도 찾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0일 일본 니케이 신문 등이 보도했다. 방문이 성사될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의 피폭지 두 곳을 모두 방문하는 미국의 첫 현직 대통령이 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도쿄 아카사카 궁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도쿄 아카사카 궁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뉴스1

니케이 신문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나가사키 방문은 미국 쪽에서 물밑 타진이 있어 양측 정부가 협의에 들어간 것”이라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동행해 ‘핵무기 없는 세상’의 중요성을 알리자는 구상”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방문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여러 차례 핵 위기를 언급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견제하는 의미도 담을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양국 정부는 방문 일정을 조율하면서 미‧일 양측 여론을 신중히 살펴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된 건 아니다”면서도 “핵무기의 위험을 알리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히로시마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기시다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의 나가사키 방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2016년 5월 27일 피폭지인 일본 히로시마에 위치한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기 위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2016년 5월 27일 피폭지인 일본 히로시마에 위치한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기 위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앞서 지난 2016년 5월 2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히로시마를 찾았다. 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 8월 6일 미국이 히로시마에 우라늄 원자폭탄 리틀 보이(Little Boy)를 떨어뜨린 지 71년 만이다.

그러나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나가사키는 찾지 않았다. 미국은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진 3일 뒤인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플루토늄 원자폭탄 팻 맨(Fat Man)을 투하했고,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받아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번 방문이 성사될 경우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이 원폭으로 무너졌다 재건된 우라카미 성당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6년 히로시마 방문 당시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고, 원폭 생존자들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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