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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몸 계속 바치겠다”…손의 질주, 2026년에도 계속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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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손흥민

한국의 2022 카타르월드컵 도전이 16강에서 끝났다. 한국은 6일 카타르 도하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브라질에 1-4로 졌다. 월드컵이 끝났다는 건 다음 월드컵 준비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다음 월드컵에서 손흥민(30·토트넘·사진)을 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그는 “국가대표(팀)에서 나를 필요로 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이 한 몸을 바칠 생각이 분명히 있다”고 대답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이날 브라질전에 선발 출전했다. 후반 2분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찬 공은 브라질 골키퍼 알리송(리버풀)의 어깨에 맞고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비껴갔다. 그의 개인 통산 세 번째 월드컵은 그렇게 끝났다.

카타르월드컵은 손흥민이 주인공인 한 편의 ‘히어로 무비’ 같았다. 앞서 지난달 2일 소속팀 경기 도중 왼쪽 눈 주변 네 곳의 골절상을 당했다. 월드컵 개막을 3주 앞두고 수술대에 올랐다. ‘조별리그 3차전 복귀’ ‘벤치에 앉아 응원’ 등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그는 “(코로나19로) 국민들이 썼던 마스크에 비하면 내 마스크는 아무것도 아니다. 1% 가능성만 있어도 앞만 보고 달리겠다”며 안면 보호 마스크를 들고 카타르에 입성했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경기부터 16강전까지 네 경기를 풀타임 뛰었다. 거친 태클에 축구화가 벗겨지고, 양말이 찢어져도 투혼을 발휘했다. 마스크를 벗어 손에 들고 뛰었고, 아물지 않은 상처로 충격이 클 텐데 헤딩을 주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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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은 70m 드리블에 이은 절묘한 침투 패스로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역전 결승골을 도왔다. 한국을 12년 만에 16강으로 이끈 기적의 패스였다. 그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마스크를 던지며 오열했다.

영국 BBC는 “한국 주장 손흥민은 자국에서 축구를 초월한 선수다. 미국 팝 디바 비욘세보다 유명하다. 수퍼히어로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검정 보호대를 찼다. 그는 한 국가의 희망을 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6일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다음 월드컵은 2026년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중미 3개국 공동개최다. 1992년생 손흥민은 4년 뒤 34세. 그는 네 번째 월드컵 출전 여부에 대해 “내 능력이 돼야 한다. 4년 동안 많은 시간이 있는 만큼 잘 생각해 보겠다”고 전제를 달았지만, “대표팀이 필요로 하면 간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두 차례 수술로 무릎에 연골이 없는 박지성은 월드컵에 세 차례 출전하고 33세에 은퇴했다. 평소 손흥민의 의지와 몸 관리 등을 고려하면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더 뛸 가능성이 크다. 프로 데뷔 이래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대장정과 이에 따른 혹사 논란에도 그는 “나는 너무 좋다. 대표팀에서 뛰는 건 진짜 특혜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왔다.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서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 올리비에 지루(36·프랑스), 루카 모드리치(37·크로아티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 등 30대 중후반 선수들이 건재함을 보여줬다. 4년 뒤 특유의 스프린트는 지금보다 못하겠지만, 손흥민의 헌신과 열정은 변함없을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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