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텐트 1박에 55만원…"난민촌 아냐?" 두눈 의심케한 숙소 [카타르 통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카타르는 월드컵 기간 숙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라반, 트레일러, 베두인 천막 등 임시 숙소를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14일 도하 팬빌리지 카라반 숙소. 김현동 기자

카타르는 월드컵 기간 숙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라반, 트레일러, 베두인 천막 등 임시 숙소를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14일 도하 팬빌리지 카라반 숙소. 김현동 기자

 카타르는 인구가 280만~300만 명에 불과하다. 국토 면적이 경기도와 비슷한 소국이다. 카타르월드컵 기간에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120만~15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수도 도하의 호텔 객실은 3만 개를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숙박비는 껑충 뛰었고, 숙박 시설이 부족해 ‘숙박 대란’ 이 우려된다. 카타르 당국과 대회 조직위원회는 아파트와 레지던스는 물론 임시방편으로 컨테이너와 텐트촌 객실까지 마련했다.

 도하 시내의 도로 인근에 있는 ‘팬 빌리지 카라반 시티’를 가봤다. 주차장 같은 대형 부지에 수백 개의 조립식 컨테이너와 카라반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가격이 1박에 200달러(약 26만5000원)나 됐다. 평상시 호텔 가격과 맞먹었다. 침대 2개에 에어컨·냉장고가 설치됐지만, 내부는 비좁을 수밖에 없다. 사진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난민촌 아니냐”며 비난을 쏟아냈다. 심지어 카타르는 현재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든다.

1박에 28만원짜리 카타르 숙소. 사진 ESPN FC 인스타그램

1박에 28만원짜리 카타르 숙소. 사진 ESPN FC 인스타그램

 도하에서 차량으로 40분 떨어진 알코르의 해변 마을에 위치한 ‘사막 텐트촌’도 가봤다. 택시 우버를 타고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에 올라온 주소를 찾아가보니 사막뿐이었다. 구글맵으로 검색해 겨우 찾아갔다. 입구에서 취재를 막아선 텐트촌 관계자는 “18일 정식 오픈이라 공개할 수 없다. 카타르 전통 베두인식 텐트 2005개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관계자 뒤편으로 일렬로 늘어선 텐트가 보였다. 야외에는 축구 경기가 중계되는 대형 스크린이 보였다. 다른 나라 축구 팬들과 어울리기엔 좋아 보였다.

 사막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도 꽤 낭만적이었다. 그러나 ‘모래바람을 감당하며 잠을 깊이 잘 수 있을까’란 생각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알 코르의 텐트촌에 있는 방갈로. 박린 기자

알 코르의 텐트촌에 있는 방갈로. 박린 기자

 대회 조직위는 전통 텐트 숙박료는 1박에 424달러(55만원)라고 공지했다. TV와 냉장고, 샤워 시설을 갖췄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텐트 내부 영상을 보면 침대 2개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다.

 USA투데이는 “2017년 바하마에서 열린 파이어 페스티벌처럼 되는 거 아니냐”고 우려했다. 2017년 바하마에서 유명 그룹을 초청해 호화 페스티벌을 열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상은 천막 숙소에 재우며 샌드위치를 제공한 일종의 사기극이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