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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사당 치우던 앤디김 3선…매사추세츠선 레즈비언 주지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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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26년 만에 한국계 3선 연방 하원의원이 탄생했다. 미국 역사상 첫 성소수자 주지사, 1997년생 Z세대(1990년대 후반 이후 출생) 연방 하원의원도 탄생해 이색 당선자로 주목 받았다.

앤디 김 미국 하원의원. AP=연합뉴스

앤디 김 미국 하원의원. AP=연합뉴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 소속의 앤디 김(40) 하원의원은 뉴저지주 3선거구 선거에서 55%를 득표해, 밥 힐리 공화당 후보(44.2%)를 10%포인트(P)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며 여유 있게 당선됐다(개표율 89% 기준). 그는 당선 소감에서 “내가 초·중·고교를 다녔고, 지금 내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바로 이 지역구를 위해 2년 더 봉사할 수 있도록 선출된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한인 출신 3선 의원은 1996년 김창준(83) 전 의원 이후 26년만이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뉴저지주 3선거구는 중남부 벌링턴카운티 대부분과 머서카운티, 몬머스카운티 일부로 구성됐다. 백인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고 아시아계가 드문 곳으로,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모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는 등 ‘친(親) 공화당’ 지역으로 분류된다.

경쟁자였던 공화당의 힐리 후보는 펑크록 밴드 리드보컬 출신으로 가족의 요트 사업을 물려받은 ‘금수저’ 백인이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집요한 ‘아시아계 네거티브’ 공세를 벌렸다. 김 의원은 재선 의원으로 닦아놓은 정치적 입지를 토대로 힐리 후보의 막판 추격을 물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계 이민 2세인 김 의원은 시카고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이후 로즈 장학생으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 국무부에 입성한 뒤, 2011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현지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와 백악관 안전보장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중동 전문가로 활동했다. 미국 정가에선 ‘오바마 키즈’로 불린다.

2018년 11월 당시 공화당 현역 의원이었던 톰 맥아더에 신승을 거두고 하원의원에 첫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하원에선 군사위원회,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들이 연방 의회에 난입하는 사태가 벌어졌을 때, 난장판이 된 의사당을 묵묵히 청소하는 모습이 방송에 포착돼 미국 사회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2021년 1월 7일 이른 아침, 앤디 김 하원의원이 난장판이된 국회 의사당을 묵묵히 청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1년 1월 7일 이른 아침, 앤디 김 하원의원이 난장판이된 국회 의사당을 묵묵히 청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 의원 외에도 ‘순자’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매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당·워싱턴주 10지구) 하원의원도 공화당의 키스 스웽크 후보를 10%P 이상 따돌리며 연임에 성공했다. 한국계 최초 주정부 부지사도 탄생했다. 민주당 소속 실비아 장 루크 하원의원은 하와이주 주지사 선거에서 주정부 권력서열 2위인 부지사 당선이 확정됐다. 루크 의원은 주정부 최고위 선출직에 오른 한인 정치인이라는 기록도 썼다.

이밖에 영 김(공화당·캘리포니아주 40지구), 미셸 박 스틸(공화당·캘리포니아주 45지구), 데이비드 김(민주당·캘리포니아주 34지구) 등 한인 후보들도 개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매사추세츠 주지사 선거에선 민주당 소속의 모라 힐리 후보가 당선돼 미국 역사상 최초 레즈비언 주지사이자 메사추세츠주 첫 여성 주지사란 기록을 세웠다. 성소수자를 위한 인권단체(LGBTQ+)는 힐리의 당선을 역사적인 일이라며 환영했다. LGBTQ+ 임시 회장인 조니 매디슨은 “매사추세츠는 평등에 찬성하는 대표자를 선출해 평등과 포용의 정신을 수용했다”고 평가했다. 힐리 당선인은 메사추세츠주 법무장관 출신 최초 주지사라는 기록도 세웠다.

플로리다주에선 1997년생 민주당 후보 맥스웰 알레한드로 프로스트(25)가 당선됐다. 프로스트 후보는 이날 플로리다주 10선거구에서 켈빈 윔비시(72) 공화당 후보를 득표율 58%대 39%로 여유 있게 제치고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모라 힐리 메사추세츠 주지사 당선자가 한 호텔에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모라 힐리 메사추세츠 주지사 당선자가 한 호텔에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칸소주에서는 공화당의 새라 허커비 샌더스 후보가 당선돼 아칸소주 첫 여성 주지사이자, 역대 최초 부녀 주지사로 기록됐다. 당선인의 아버지인 마이크 허커비는 1996~2007년 아칸소 주지사를 지냈다. 메릴랜드 주지사 선거에선 민주당 소속 웨스 무어 후보가 당선돼 미국 3번째 흑인 주지사이자, 메릴랜드 주의 최초 흑인 주지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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