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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속 北도발에 尹 격앙…"분명한 대가 치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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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오전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며 “북한의 도발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엄정한 대응을 신속히 취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을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침범해 자행된 미사일에 의한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 규정하며 “우리 사회와 한·미 동맹을 흔들어 보려는 북한의 어떠한 시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NSC를 주재한 건 지난 5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오후 페이스북에도 “우리의 국가 애도 기간 중에 자행 된 북한의 도발 행위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수단을 활용하여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 분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尹, 이태원 조문 뒤 긴급히 NSC주재 

김성한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 및 남북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부는 모든 수단을 활용해 단호하고 즉각적이며 분명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북한이 도발의 빌미로 삼고 있는 한·미 간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은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당사자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도발을 지속하는 북한”이라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있다”고 지적했다.

군은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NLL 이북 공해상에 공대지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1발을 떨어뜨려 3배의 대응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연평도 포격이 있었지만, 탄도미사일을 통한 NLL 침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속초 동쪽으로 약 57km 떨어진 NLL이남 해상에 탄착했다. 한국 영해에서 30km 밖이었지만 배타적 경제수역 내의 지점이었다. 미사일이 울릉도 쪽으로 향해 울릉도엔 오전 8시 55분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등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등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 애도 기간 도발에 더욱 격앙

NSC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북한이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 기간에 도발한 것에 특히 격앙했다고 한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긴급히 대통령실로 돌아와 NSC를 주재했다. 이를 반영한 듯 대통령실은 NSC 보도자료에서 “참석자들은 국가 애도 기간에 감행된 이번 도발이 인륜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북한 정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개탄하였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실장도 브리핑에서 “국가 애도 기간에 도발을 자행했다는 점에서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이 언급한 ‘모든 수단을 통한 대응’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예측 가능한 군사적 수단과 경제적 수단이 있을 수 있다”며 “우리의 독자적 수단뿐 아니라 국제사회 및 동맹 우방국과 합쳐서 가해지는 수단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인 대북 제재의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는 한·미간 대응과 관련해선 “현재 우리나라엔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인 키웨스트 함과 스텔스 전투기인 F-35B가 들어와 있다”며 “향후 대응은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부산항으로 입항한 미 핵 추진 잠수함 키웨스트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부산항으로 입항한 미 핵 추진 잠수함 키웨스트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에 美핵잠수함 입항, “지켜보면 알 것”

대통령실은 이번 도발뿐 아니라 향후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미·일이 중심이 돼 강력하게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가 신뢰와 구체성이란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어 이를 획기적으로 재고시키기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했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누누이 말하지만 대화의 문은 늘 열려있다”며 “북한이 한시라도 대화의 장으로 나와 이미 제안 드린 담대한 구상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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