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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승리 이끈 임지열의 한 방 지켜본 아버지의 속마음은

중앙일보

입력

8회 쐐기 투런포를 터트린 뒤 기뻐하는 키움 히어로즈 임지열. 연합뉴스

8회 쐐기 투런포를 터트린 뒤 기뻐하는 키움 히어로즈 임지열. 연합뉴스

준플레이오프(PO) 1차전 쐐기포를 터트린 키움 히어로즈 임지열(27)이 2차전에서 선발로 나선다. 임지열은 "해 왔던 대로 똑같이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임지열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준PO 1차전 7회 말 선두타자 이용규의 대타로 출전했다. 김민수와 7구 승부를 벌인 끝에 삼진. 하지만 두 번째 타석은 강렬했다. 6-4로 앞선 8회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터뜨려 8-4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임지열은 "첫 타석 결과는 안 좋았지만, 제가 하던 계획대로 삼진을 먹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잘 쳐야겠다고 생각하고 한 건 아니었다. 열심히 하려고 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임지열은 지난 8월 13일 한화전에서 생애 첫 홈런을 쳤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프로에서 두 번째 손맛을 봤다. 임지열은 "지금까지는 긴장하지 않았다. 선수들 모두 정규시즌 한 경기와 비슷한 분위기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8회 쐐기 투런포를 터트린 뒤 기뻐하는 키움 히어로즈 임지열. 뉴스1

8회 쐐기 투런포를 터트린 뒤 기뻐하는 키움 히어로즈 임지열. 뉴스1

2차전에서 임지열은 당당히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KT가 왼손 투수 웨스 벤자민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오른손타자인 임지열은 올 시즌 벤자민 상대로 6타수 2안타(2루타 1개 포함)를 기록했다. 임지열은 "하던 대로 준비해온 걸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 경기를 못 나간다고 실망할 것도 없다. 좋아할 것도 없다. 하던 대로 열심히 준비한다"고 말했다. 그는 "데일리 MVP는 아쉽지 않다. (송)성문이가 좋은 활약을 했다. (안)우진이, 김준완 형도 잘 했다"고 미소지었다.

임지열은 야구인 2세다. 동래고를 졸업하고,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했던 임주택이 아버지다. 프로통산 854경기에 출전한 임주택은 은퇴 이후 한화 스카우트를 거쳐 현재 서산 육성 파트장을 지내고 있다.

부자는 우타 외야수란 공통점이 있고, 과묵하다는 점도 비슷하다. 자주 통화하지만 개명(동휘→지열)할 땐 아버지도 모르게 했을 정도다. 임지열은 "포스트시즌이라 중요한 경기라지만,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하는 게 야구다. 아버지는 '잘했다'고만 얘기해주셨다"고 웃었다.

임지열의 아버지 임주택 파트장이 현역 시절 활약하던 모습

임지열의 아버지 임주택 파트장이 현역 시절 활약하던 모습

임지열은 2014년 2차 2라운드에 지명된 기대주였다. 그러나 1군에 자리잡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걸렸다.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까진 31경기에 나갔고, 올해 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131타수 36안타)를 기록했다. 수많은 연락을 받은 임지열이 가장 고마운 사람도 부모님이다.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묵묵히 뒤에서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시니까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마음도 똑같다. 임주택 파트장은 "내 이름이 나오는 게 송구스럽다. 아들이 아들의 야구를 잘 하는 게 중요하다. 이제 겨우 자리잡기 시작한 선수"라면서도 "어제 TV로 경기를 지켜봤는데 너무 행복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키움은 우천 취소 경기가 적어 시즌 막바지 타격감을 유지하기 힘들다. 하지만 준PO 1차전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임지열은 "정규시즌 끝나고 일주일 정도 휴식기 동안 훈련과 휴식을 잘 병행했다.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열심히 준비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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