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완화로 인한 실외활동 증가와 배달료 인상 등으로 음식 배달 주문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무례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들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는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이 어쩔 수 없이 주문을 취소했다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자영업자 A씨가 주문 취소를 했다며 캡처한 화면에는 한 고객이 토스트를 주문하면서 ‘요청사항’에 “심부름: 강원 평창수 1L(없을 경우 백산수), 오로나민씨 2개, 자갈치 과자 1봉, 고추 참치”라고 적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또 다른 자영업자는 고객이 치킨 두 마리 한 세트를 주문한 뒤 “7명이 먹는데 치킨 많이 주세요”라고 요청했다며 해당 주문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이 가게 사장은 “두 마리 한 세트 시키고 어쩌라는 거냐. 복사라도 해줘야 하나”라며 “7명이서 싸움 나겠다”고 토로했다.
외상을 요구한 고객도 있었다. 한 고객은 “사정이 있어 5월 10일 급여 받고 배달비 포함해 바로 계좌이체 시켜드리면 안 되겠느냐”고 음식을 주문했다. 해당 음식점 사장은 주문을 취소했다.
또 다른 고객은 “동생이 배고프다고 해서 주문했다. 빨리 배달해달라”며 “XXX 맞기 싫으면”이라고 비속어를 사용해 협박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이 맛집 블로거라며 음식 양을 많이 달라고 하거나, 식당의 안내에도 매운 음식을 주문하고는 맵지 않게 조리해달라고 하는 등 과도한 요구를 하는 이른바 ‘진상’ 고객들의 주문을 취소했다는 다양한 사연이 전해졌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배달 주문시 무례하거나 과도한 요구를 받았다고 토로하는 글에 “저런 요청은 가볍게 무시하고 취소 버튼을 눌러야 한다. 몇 만 원 버는 것보다 정신건강이 더 중요하다” “저는 요청사항에 진상 냄새난다 싶으면 그냥 거절한다” “그런 고객들은 요청사항 들어드려도 만족 못 하고 리뷰 테러까지 한다” “말 많은 사람 받아봤자 후회만 한다”는 등 댓글이 달렸다.
한편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를 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앱 3사의 지난 8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총 3218만4161명으로 1년 전보다 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거래액도 줄었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올해 8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배달 앱 등을 이용한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7.7%(1854억원) 감소한 2조2334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