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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과학이 밝힌 감정의 효용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09호 21면

감정의 뇌과학

감정의 뇌과학

감정의 뇌과학
레오나르도 믈로디노프 지음
장혜인 옮김
까치

‘감정적’보다는 ‘이성적’이 좋은 말로 들리곤 한다. 인간의 생각과 판단에 이성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감정은 이성적 판단을 흐리는 장애물처럼 여겨지곤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론물리학 박사이자 여러 베스트셀러 과학서를 쓴 저자의 이 신작은 사뭇 다른 얘기를 담고 있다.  책에 따르면 감정은 이성보다 추상적 수준에 작용하며, 이성적 사고에 바탕이 되는 목표와 데이터에 각각 중요성과 가중치를 부가하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감정도 이성만큼 중요한데 작동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새로운 시각을 뒷받침하는 연구 분야가 ‘정서 신경과학’이다.

저자는 ‘핵심 정서’라는 새로운 개념과 함께 여러 감정의 특징과 작동방식을 설명한다. 나아가 감정 조절의 필요성과 방법에도 적잖은 분량을 할애한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 독일에서 나치의 가혹한 탄압을 경험한 어머니가 종종 드러내는 거칠고 격한 감정에 대한 저자의 이해법과 어머니 노년의 변화, 레지스탕스로 활동하던 아버지가 감정이 이끄는 대로 행동해 목숨을 구한 경험과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에 저자가 어렵게 내린 판단 등이 공감을 부른다. 적어도 호소력에서는 이성보다 감정이 우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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