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 4명 생매장 살해/“살려줘요” 애원 5세 여아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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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잔칫집 가던 차세워 20만원 강탈/범인 3명 검거ㆍ주범 총맞고 숨져
【양평ㆍ대전=김현태ㆍ김기봉 기자】 지난 10월29일 강릉에서 신혼부부 납치강도사건을 벌인 범인 4명이 지난 9일 승용차를 타고가던 일가ㆍ친척 4명을 칼로 위협,현금 등 20만원을 빼앗고 생매장 살해한 사실이 밝혀졌다.<관계기사 3,22,23면>
경찰은 10일 오후 신혼부부 납치강도사건으로 수배된 일당 4명 중 오태환(31ㆍ폭력 등 전과 6범ㆍ인천시 가좌1동 164)과 심혜숙(22ㆍ여ㆍ대전시 둔산동 394) 등 2명을 검거,이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오의 자백에 따라 11일 오후 1시쯤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 비슬고개 싸릿골 중턱에서 암매장된 채 숨져 있는 유증렬씨(54ㆍ시조사 재무실장ㆍ서울 휘경동 286의 352) 등 4명의 사체를 찾아냈다.
경찰은 11일 오후 8시35분쯤 서울 도림동 양모씨(30) 집에 숨어 있던 공범 윤용필(32ㆍ전과 6범ㆍ인천시 주안3동 867)을 검거한 데 이어 12일 오전 9시15분쯤 도피중인 주범 이성준(30ㆍ전과 8범ㆍ인천시 부개동 324)이 대전시 천동 천동아파트 옥상에서 가슴에 총상을 입은 채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범인 이 등 4명은 범행 후 도피하던중 공범 오의 애인을 만나기 위해 대전으로 왔다가 경찰의 추적으로 범인 오와 심은 대전에서 붙잡히고 이와 윤은 경찰이 쏜 총에 총상을 입은 채 달아났었다.
범인들은 9일 오후 1시10분쯤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갈운리 6번 국도에서 쏘나타 승용차를 타고 서울을 떠나 강릉 친척 회갑잔치에 가던 유씨의 어머니 김매옥씨(81),김씨의 여동생 김주옥씨(74ㆍ구리시 교문동),유씨 외손녀 최서연양(5ㆍ서울 상봉동 240) 등을 위협,돈과 차를 뺏은 뒤 손발을 묶어 자신들의 차 등 2대의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 오후 2시쯤 산음리 싸릿골 야산 중턱에 끌고 올라가 50여 m 낭떠러지에서 떼밀어 실신시킨 뒤 암매장했으며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최양을 구덩이에 생매장했다. 사체검안결과 유씨 등 어른 3명의 기도에서는 산 채로 매장되는 바람에 흙먼지가 들어 있는 것이 발견됐다.
범인 오와 윤은 경찰에서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이 떨어지면 강도를 일삼아 지금까지 30여 차례 범행해왔으며 범행 때는 대마초를 피워 환각상태였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송파경찰서는 양평사건과 지난달 31일 일어난 서울 문정동 탄천둑 허만오씨(31) 강도살인ㆍ암매장사건과 수법이 비슷하다고 보고 수사대를 양평으로 보내 두 사건 관련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허씨는 지난달 29일 전세비 1천여 만원을 갖고 나갔다가 돈이 없어진 채 알몸으로 암매장돼 이틀 만에 발견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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