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반도체 장비사 KLA “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납품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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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의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인 KLA가 SK하이닉스 등의 중국 생산 시설에 지난 7일부터 납품을 중단한 데 이어 12일부터는 애프터서비스 등 기술 지원을 중단한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1일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중국의 우시에 D램 공장, 충칭에 후공정 공장, 다롄에는 미국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 공장을 운영 중이다.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KLA가 고객사의 중국 공장에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에 있는 한 업체의 직원이 KLA 법무팀으로부터 “중국 시간으로 11일 오후 11시59분 이후로는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기술, 고급 로직 칩 등을 첨단 반도체 제조사에 판매 및 서비스 제공을 중단한다”는 e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KLA가 거래를 중단한 업체에는 중국에 공장을 둔 미국 기업 인텔과 SK하이닉스가 소유한 중국 공장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KLA의 결정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준수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 미국 기업이 18㎚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에 생산시설을 둔 외국 기업의 경우 미국의 수출 통제 규정에 따른 심사를 거쳐 개별 허가(라이선스)를 확보하면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있다. 중국 시안에 낸드 플래시 공장, 쑤저우에 후공정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미국 당국의 심사를 거쳐 허가를 받아야 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발표에 따라 KLA가 당연한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미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와 서류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피해가 예상되는 중국 기업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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