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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입 국내 아파트 3만채…그 중 62%는 중국인이 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5년 이후 외국인이 매입한 국내 아파트는 3만여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낫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뉴스1

2015년 이후 외국인이 매입한 국내 아파트는 3만여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낫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뉴스1

2015년부터 지난 8월까지 약 7년간 외국인이 국내 아파트 3만 가구가량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의 국내 아파트 매입 건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정부는 내년부터 외국인 주택 보유·거래 통계를 국가승인통계로 공표할 예정이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제출받은 연도별 외국인 아파트 매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7년 8개월간 외국인이 사들인 전국의 아파트는 총 2만9792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중국인의 매입 건수가 1만8465건으로 전체의 62.0%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인 매입 건수가 5855건으로 19.6%였고, 기타 국적 외국인의 매입은 5472건으로 18.4%를 차지했다.

2015년 이후 외국인이 사들인 아파트 중 중국인의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울산으로 87.0%에 달했다. 이어 충남(80.6%), 제주(79.2%), 충북(77.4%), 인천(73.6%) 등의 순이다. 이에 비해 서울은 전체 외국인 아파트 매입 건수(5003건) 가운데 1605건을 사들인 중국인(32.1%)보다는 1858건을 매입한 미국인(37.1%) 비중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의 국내 아파트 매입 건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경숙 의원실에 따르면 2015년 2979건이던 외국인 전국 아파트 매입 건수는 2016년 3004건, 2017년 3188건을 기록한 뒤 2018년부터 3697건, 2019년 3930건으로 소폭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 2020년 5640건으로 전년 대비 43.5% 급증했다.

2019년 말부터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가 강화되고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주택담보 대출이 금지되는 등 고강도 금융 규제로 내국인의 주택 매입은 어려워졌지만, 이런 규제를 받지 않는 외국인들의 아파트 매입이 많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는 외국인 투기 논란 속에 4931건으로 전년보다 줄었고, 올해는 8월까지 매수가 2423건에 그쳤다. 올해 들어 금리 인상 등으로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한 데다 새 정부의 외국인 부동산 투기 단속 의지에 따라 외국인들도 아파트 매입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주권행동 관계자들이 2020년 8월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매국적 외국인 우대 자국민 역차별 부동산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자국민 손발 묶어놓고 외국인에게 무차별 특혜를 주고 있는 잘못된 법령을 즉각 개정하라"고 주장했다. 뉴스1

국민주권행동 관계자들이 2020년 8월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매국적 외국인 우대 자국민 역차별 부동산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자국민 손발 묶어놓고 외국인에게 무차별 특혜를 주고 있는 잘못된 법령을 즉각 개정하라"고 주장했다. 뉴스1

한편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은 내년부터 외국인 주택 보유·거래 통계를 국가승인통계로 공표할 예정이다. 최근 2년 새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이 내국인과 외국인 부동산 매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거세지며 통계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정부는 '외국인의 투기성 주택거래 규제'를 국정과제로 제시했고, 예산을 투입해 내년부터 외국인 주택 보유·거래 통계를 생산·공개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이달 말 합동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외국인 투기 방지 대책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양경숙 의원은 "부동산 거래에 있어서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보완책을 마련하는 한편, 외국인들의 불법적 외환거래 방지와 공정한 세금을 환수하는 방안 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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