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불신 재확인 「반핵시위」/사회(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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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안면도 소요 졸속행정 표본/소양강 버스참사 구조적비리 노출
주초부터 백담사를 다녀오던 관광버스가 다리 아래로 추락,21명이 참변을 당하더니 주말에는 안면도에서 당국의 일방적인 핵처리시설 계획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격렬시위로 관공서가 불타고 공무원들이 감금ㆍ폭행당하는 등 소요사태를 빚었다.
제네바에서는 우루과이라운드 농산물협상에 반대하는 농어민후계자협의회장이 할복자살을 기도했는가하면 공인회계사가 피살된채 대형가방속에서 발견되는등 대형사건으로 시끄러운 한주일이었다.
입시를 불과 40여일 남겨두고 발표된 대학 입학정원과 모집요강에 따르면 전기대의 경우 경쟁률이 4.8대 1에 이르는등 과거 어느때보다 좁은 문이 예상돼 학부모들의 마음은 더욱 어둡고 초조하기만 하다.
○핵폐기물 저장계획 철회
○…주민의 의사는 전혀 묻지않고 안면도에 방사성폐기물 저장ㆍ연구소를 세우기로 한 정부의 일방적 계획이 끝내 주민들의 격렬시위를 불러 일으켰다.
4일부터 산발적으로 계속돼온 주민들의 「반핵시위」는 8일오후 군청 직원들과 경찰등을 감금ㆍ폭행한데 이어 경찰지서에 방화,안면읍 일대의 행정ㆍ치안을 완전마비시키는 사태로까지 치달았다.
결국 정근모 과기처장관이 8일오후 『주민들의 반대가 있는한 어떠한 핵관련시설도 추진하지 않겠다』는 발표와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시위는 진정시킬 수 있었으나 당국이 중요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철저한 사전 대비를 하지못해 주민들의 반발이 일면 이를 철회하는등 행정의 시행착오를 또다시 보여 앞으로 정책수행에 어려움을 자초하게 됐고 주민들의 정부당국에 대한 불신의 깊은 골만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정부는 이번사태의 책임을 물어 정근모 과기처장관을 경질하고 충남도경국장을 직위해제하는 등 신속한 마무리 작업에 나섰으나 시위주동자의 처리문제 등 앞으로 불씨는 계속 남아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면도 주민들은 과격시위외엔 과연 다른 방법이 없었겠느냐를 생각해봐야 하며 당국은 사전에 국민들의 다양한 의사를 수렴하고 국민의 합의위에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깊이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자가용 불법영업 방치
○…4일 일어난 소양호 버스추락 참사도 행정의 구조적 비리나 공백이 얼마나 큰 사고를 야기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강원도 백담사관광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던 관광버스는 다리위에서 앞차를 과속추월하려다 마주오던 트럭과 정면충돌,인제읍 군축교 20m 아래로 추락,관광객 20명과 트럭운전사 등 모두 21명이 숨지고 2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버스는 보험도 들지않은 자가용버스로 관광회사버스로 위장,불법운행을 해오던 것이었다.
사고의 직접원인은 물론 사고차의 중앙선침범ㆍ과속추월에 있지만 자가용버스의 영업행위가 가능할 수 있었던 행정의 공백,단속공무원들의 불법을 묵인하는 구조적 비리에도 책임이 있는 것이었다.
이때문에 보상문제를 둘러싼 유가족들의 항의와 당국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 전기대 정원줄어
○…91학년도 전기대 입시를 40여일 앞두고 발표된 전국 1백26개대학(11개 교육대 포함)의 전ㆍ후기별 입학정원과 모집요강에 따르면 내년도 대입정원은 분할모집을 포함한 94개 전기대 모집정원 14만6천3백46명,66개 후기대 5만8천6백49명 등 모두 20만4천9백95명이다.
대입체력검사를 받은 95만1천48명중 예년과 같이 73.7% 정도가 전기대를 지원한다고 예상할때 전기대 입시경쟁률은 지난해 4.57대 1보다 높은 4.79대 1로 사상 최고의 좁은 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지역의 모집인원은 지난 입시때보다 5백83명 가량이 더 줄어 서울학생은 한층 치열한 입시지옥을 겪어야 할 것이다.
○근혜ㆍ근영자매 불화설
○…사건ㆍ사고의 연속에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고 박정희대통령의 자매인 박근혜­근영씨 갈등설이었다.
고 육영수여사의 유업인 재단법인 육영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아온 근혜씨가 이사장직을 사임하면서 번지기 시작한 자매간의 불화설은 근혜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주변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근혜씨를 단장으로 한 근화봉사단원과 근영씨를 중심으로 한 숭모회 회원들이 서로 두 자매를 각각 이사장 자리에 추대하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는 것이다.
○…겨울이 성큼 다가온 듯 서울ㆍ중부지방의 아침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면서 시작되는 이번주는 안면도사태 마무리,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법무사법 시행규칙 위헌판결을 둘러싼 논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장을 앞둔 주부들의 마음도 한결 바빠지는 한 주가 될 것이다.<김종선 사회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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