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 평온 되찾아/주민들 거리 청소… 학생들도 다시 등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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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태안=임시취재반】 주민들의 「반핵」시위로 한때 행정ㆍ치안이 완전 마비됐던 충남 태안군 안면읍ㆍ고남면 등 안면도 지역은 10일부터 정상을 되찾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정부가 이번 사태책임을 물어 정근모 과기처장관과 김영두 충남도경국장에 대한 문책인사를 단행하자 당국의 철회방침으로 간주,10일 새벽부터 시위때 어지럽혀진 도로ㆍ골목 등의 청소에 나섰으며 학생들도 대부분 등교,거리와 학교는 모처럼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때마침 10일 새벽 눈까지 내려 더욱 차분해진 안면도에는 태안∼안면읍을 오가는 시외버스가 3일만에 운행을 재개했고 그동안 철시했던 읍내 1천2백여 점포들도 대부분 문을 열었다.
시위대가 점거했던 읍사무소를 비롯,행정업무가 마비됐던 고남면사무소ㆍ농협ㆍ우체국ㆍ농조사무실 등도 이날 아침부터 정상업무에 들어갔으며 시위대의 방화로 전소된 경찰지서는 겨울동안 1백20평규모의 농협창고를 빌려 쓰기위해 사무실을 꾸미고 있다.
사표를 냈던 안면읍 28명,고남면 14명의 이장들은 주민들을 진정시키기에 앞장서는 한편 그동단 밀린 인구ㆍ주택 총조사 업무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9일오후 이장 28명과 지역유지 7명 등 35명으로 수습대책위원회(위원장 노병돈ㆍ45ㆍ안면읍 정당리 1구)를 구성,자녀들의 등교촉구ㆍ질서유지에 앞장섰으며 12일 반상회를 열어 시위마무리에 나설 방침이다.
충남도는 심대평지사를 반장으로 한 임시대책반을 편성,사태의 조기수습을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한편 시위주동자 색출에 나선 경찰은 연행자 74명중 고교생 29명을 포함,단순가담자 31명을 9일 오후 풀어주고 나머지 43명에 대해 조사중이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폭력ㆍ방화혐의자 7∼8명을 구속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사태가 진정됨에 따라 이날 오후 11개중대 1천5백여명을 철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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