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로 접어든다는 추분(秋分·23일)이 지나자 계절의 변화는 더 또렷해졌다.
우선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서 계절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한낮 뙤약볕은 여전히 강렬하다. 하지만 그늘에 서면 습기를 쏙 뺀 마른 바람이 가을을 더 느끼게 한다.
수정처럼 맑고 깨끗한 파란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흰 구름의 모습은 하나의 '작품'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하늘은 자연이 만들어낸 갤러리다. 하늘처럼 가을이 분명하지는 않지만, 주변을 유심히 돌아보면 조금씩 가을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가로수 은행나무 푸른 잎 속에 숨은 은행은 황금색으로 변했댜. 일부는 땅바닥에 떨어져 '고약'한 냄새는 가을을 후각으로 느끼게 한다.
도심 속 공원에서 만나는 가을의 모습은 제법 짙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에 만개한 황화 코스모스는 더 깊숙한 가을로 데리고 간다. 이곳은 평일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 마포구 난지도 '하늘정원'의 억새꽃 은빛 물결은 일대 장관이다. 사람 키보다 더 큰 억새밭 사이는 '가을의 미로'다.
도심을 벗어난 들녘에도 가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농부들이 벼를 말리기 위해 물꼬를 튼 지 오래다. 벼는 더는 광합성을 멈추고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올해는 평년보다 가을이 5일 정도 늦어 설악산의 경우 오는 28일 시작돼 10월 19일쯤 절정에 이를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한다.
다음은 수도권 지역에서 만난 가을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