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기법과 토속화의 "접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미국에서 활동하며 한국의 토속적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는 중견화가 신명범씨(48)가 3년만에 일시 귀국해 개인전을 13∼22일 동산방화랑(733-5877)에서 갖는다.
신씨는 이 전시회에서 흙을 바른 캔버스 위에 굵고 간략한 선묘로 토속적 세계를 표현한 독특한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신씨는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후 미국에 건너가 샌프란시스코 예술대학원에서 다시 서양화를 전공했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은 서양학기법과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강한 한국적 회화성을 담고 있다.
그는 캔버스 위에 흙을 접착제로 개어 붙이고 흙 자체로 대강의 골격을 만든 후 그 위에 아크릴물감으로 그림으로써 독특한 질감과 색채를 얻는다.
그는 인물·동물·나무 등 대상의 이미지를 추상에 가까우리만큼 단순·요약해 굵은 선묘로 표현한다. 그럼으로써 서양의 프레스코나 동양의 벽화기법과는 또 다른 깊고 그윽한 작품세계를 표출해 낸다.
그는 3년전까지 추구하던 민화풍의 사실적 화면을 떨쳐버리고 현실적 소재로 돌아와 자유로운 표현을 구가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