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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핀, 록은 잠깐 내려놓고 더 신나게 돌아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허클베리핀

허클베리핀

“그루브! 무브! 모어 펀! 움찔움찔~.”

1세대 인디밴드 대표주자인 허클베리핀(사진)이 새 앨범을 만들며 품은 모토다. 22일 정규 7집 ‘더 라이트 오브 레인’ 발매를 앞두고 기자들을 초청한 서울 연희동 작업실에는 해당 문구가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1998년 1집 ‘18일의 수요일’로 데뷔한 이후 20년 가까이 지켜온 록의 정체성을 잠시 내려놓고, 더욱 신나고 재미있게 리듬을 타고 싶다는 포부가 느껴졌다. 2018년 발표한 6집 ‘오로라 피플’ 이후 4년을 꼬박 매달린 새 앨범에는 이런 변화가 담긴 타이틀곡 ‘적도 검은 새’ ‘눈’ ‘템페스트’ 등 10곡이 수록됐다.

밴드를 이끄는 이기용은 “록밴드를 25년 동안 하다 보면 한계가 오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고 고백했다. 드럼·베이스·기타 등 한정된 악기로 음악을 만들다 보면 표현의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동안 악기를 직접 연주하거나 세션을 섭외하는 방식으로 녹음했던 이들은 지난 앨범부터 직접 모든 소리를 만드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세션으로 종종 무대에 서다 6집부터 정식 멤버로 합류한 성장규는 “원래는 기타를 쳤는데 드럼, 키보드, 각종 가상 악기를 담당하고 있다”며 “옛날처럼 악기 연습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어떻게 담아낼지 아이디어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허클베리핀은 11월 12일 서울 홍대 상상마당에서 ‘옐로우 콘서트’를 연다. 2004년 시작해 올해로 18번째 열리는 브랜드 공연이다.

이기용은 “간간이 팬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 싱글을 발표하긴 하지만 저희는 결국 앨범을 염두에 두고 작업하는 팀”이라고 말했다. 2015년 발표한 싱글 ‘사랑하는 친구들아 안녕 나는 너희들이 모르는 사이에 잠시 지옥에 다녀왔어’를 6집이 아닌 이번 앨범에 재편곡해 실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다음 앨범은 비트 위주로 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껴뒀다. 다양한 사운드를 만나볼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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